[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높은 금리로 인해 장롱이나 금고에 있었던 5만원권이 예금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상반기 5만원권 환수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를 살펴본 결과, 올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약 10조원, 환수액은 7조8000억원으로 환수율이 77.8%에 달했다고 6일 밝혔다.
2009년 6월 5만원권 발행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환수율이다.
환수액이란 한국은행이 발행한 화폐가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예금·세금납부 등 형태로 금융기관으로 입금되어 금융기관이 시재금 일부를 제외하고 한국은행에 입금한 금액이다.
해당 기간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인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이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다. 시중 금리도 함께 뛰면서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 등에 돈을 넣은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2020∼2021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 데다 경제 불확실성에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며 10∼20%대까지 떨어졌던 환수율은 한은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포인트(p) 올리면서 환수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2021년 8월 연 1.03%에서 지난해 11월 연 4.29%까지 뛰었고, 이후 은행 수신금리는 하락했으나 지난 5월부터 반등하며 6월에는 3.69%를 찍었다.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021년 8월 말 225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1월 2480조6000억원까지 늘었으며 지난 5월에는 242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액권 환수율 증가세는 통화 긴축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다른 나라나 경제권에서도 관측됐다.
2020년 51.0%까지 하락했던 미국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2년 81.3%로 올랐으며, 2020년 46.5%로 내렸던 유로존 200유로권 환수율도 지난해 104.8%까지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