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은행권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가 일회성 횡재세 부과를 결정했다.
8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밤 각의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들의 순이자 수익에 40%의 일회성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60일 이내에 관련 법령을 의회에 통과시켜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 횡재세로 발생하는 20억유로(약 2조8885억원)의 추가 세수로 고금리로 고통받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지원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은행권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금리로 고통받는 가정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이탈리아에 앞서 헝가리와 스페인이 은행에 횡재세를 부과했으며 리투아니아도 국방비 조달을 위해 은행에 대한 횡재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은행에 대한 세금을 14%에서 18%로 인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이탈리아 정부의 이번 결정이 금융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씨티 애널리스트인 아주라 구엘피는 "우리는 주가뿐 아니라 자본과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횡재세를 은행들에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증시에서 이탈리아 주요 은행인 인테사 산파올로와 우니크레디트, 방코 BPM는 5.9∼9% 떨어졌다.
이탈리아 정부의 횡재세 부과 결정에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횡재세 도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독일의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프랑스의 BNP 파리바 등 유럽 주요 은행들의 주가도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