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4년간 KDB산업은행 직원 160여명이 ‘줄퇴사’하는 가운데 20·30대 비중이 8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점 부산 이전 정책에 젊은 인력의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황운하 국회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68명의 직원이 중도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대 이하는 68명, 30대는 64명으로 전체의 78%에 달했다.
20·30대 직원 이탈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 현실화와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이탈자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자릿수로 증가했고, 이같은 기조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20대 이하, 30대 직원의 중도 퇴직자는 각각 19명, 24명이다. 지난해 상반기 각각 9명, 5명과 비교해 최대 약 5배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도 20대 이하, 30대 중도 퇴직자는 각각 17명, 13명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 젊은 직원의 이탈에는 '본점 부산 이전' 정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황운하 의원 판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1월 부산 유세 과정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공약을 발표, 취임 후인 같은 해 7월 120대 국정과제에 부산 이전을 포함시켰다. 황 의원은 "산업은행 내부에서 중도퇴직 행렬이 본격화된 2022년 하반기와 일치한다"라고 짚었다.
산업은행이 실시한 '정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에 따르면 '지역성장 중심형' 방식에 따라 364명의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황운하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기업금융 지원을 위해 세워진 국책은행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노조 반대에도 소통하려는 노력 없이 부산 이전을 강행하고만 있어 조직의 현재이자 미래인 젊은 직원의 '줄퇴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있는 직원도 줄퇴사하는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산업은행의 향후 거취는 노사간 원만한 협의와 국회 논의 등 숙의 과정을 통해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