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국 의원 "금융당국, 은행권 희망퇴직금을 자율 경영 사항으로 외면하면 안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은행이 최근 6년간 9조 6047억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1만7402명이 희망 퇴직하면서 퇴직자 1인당 평균 약 5억5000만원을 받고 짐을 챙겼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 자료인 '국내 은행권 임금피크 신청 현황'에 의하면 지난 2018년~2023년 7월까지 임금피크제를 미도입한 인터넷은행 3개사를 제외한 17개사의 신청건수는 총 1만1247건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9조6004억원이었다.
이는 동일기간 희망퇴직제 운영 중인 은행 전체 퇴직자(2만6852명)의 64.8%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퇴직금액 비중은 전체 퇴직금(10조 1234억원)의 94.8%로 절대적이었다.
6년여간 희망퇴직자가 가장 많은 은행은 국민은행(3671명)이었으며, 다음으로 하나은행(2464명), 농협은행(2349명)이 뒤를 이었다. 희망퇴직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씨티은행(1조7593억원)이었다.
희망퇴직은 은행 업무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을 위한 인력 감축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희망퇴직의 조건이 상향되고 특별퇴직금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은행원들에게 희망퇴직은 복지의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6년여간 은행권 전체 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이 3억5600만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희망퇴직자의 평균 퇴직금은 5억5200만원으로 전체 퇴직자 평균 퇴직금의 154.9%에 달했다.
가장 많은 평균 희망퇴직금이 지급된 은행은 씨티은행(8억2600만원)이다.
은행원들이 희망퇴직금을 복지로 보는 데에는 법정퇴직금 외에 노사 간 협의에 따라 지급되는 특별퇴직금(2~3년치 평균 연봉에 전직 지원금 등) 때문이다.
지난 6년여간 특별퇴직금은 총 6조9402억원이 지급돼 전체(9조 6004억원) 72.3%나 된다.
강민국 의원은 "천문학적 수준의 은행권 횡령과 배임 등의 금융사고로 인해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기에 공공재 성격을 가진 은행은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을 정도의 과도한 희망퇴직금 지급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희망퇴직금을 자율경영사항이라 외면치 말고 전체 퇴직금 규모를 과도하게 넘는 수준의 희망퇴직금 지급 은행에 대해서는 운영 현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며 은행업권은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로 보이지 않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에서 희망퇴직금 운영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