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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으로 다가오는 기후 위기, 대책은 있는가
재앙으로 다가오는 기후 위기, 대책은 있는가
  • 나병문
  • 승인 2023.10.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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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문 칼럼]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 변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붕괴하고 있으며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지구상에서 발생한 극심한 기상 현상, 비정상적인 더위, 가뭄 등을 목격해 왔으며, 이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소리 없는 질병의 표현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리가 사는 세상이 무너지고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동안 우리의 대응이 충분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라며 인류의 성찰을 강력히 촉구했다.

교황은 ‘기후 위기는 정의의 위기’라고도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인구 중 소수의 부유층이 가난한 50%보다 더 많은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라며 “가난한 나라들은 기후 변화를 가져오는 온실가스를 아주 적게 배출하고도 가장 큰 피해를 당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서 기술 혁신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부유한 국가의 ‘무책임한 생활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지난 20일(현지 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 기후 목표 정상회의에서 “인류가 지옥으로 가는 문을 열었다”라며 강력한 경고를 발했다. 그는 5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곳곳을 강타한 지난 7월 '지구온난화' 시대는 가고 '지구열대화' 시대로 진입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기후 이변의 위험성을 더 이상 '온난화'라는 미지근한 단어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는 또 세계 곳곳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극심한 더위와 홍수, 산불 등을 증거로 들며, “지구온난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고소득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평균 지구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고 약속해 놓고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음을 신랄하게 꼬집은 셈이다. 그 역시 “지구온난화에 거의 책임이 없지만 피해가 큰 저소득 국가들을 돕기 위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라며 교황의 주장에 동조했다.

뉴노멀(new normal)이 되어버린 지구온난화

두 사람의 지적처럼, 최근 들어 전 세계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온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무더위와 폭우가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1도가 높았는데, 이는 1973년 전국 기상 관측 이래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뿐 아니라, 올여름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00㎜를 훌쩍 넘겨 문자 그대로 ‘극한 호우’ 현상을 보였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7월 성명을 통해 "기후가 온난화되면서 점점 더 자주 발생하는 극한 기후는 인간의 건강, 생태계, 경제, 농업, 에너지, 그리고 물 공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행하게도 지구온난화가 뉴노멀(new normal)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라며 특히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기후 변화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산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절제하게 발전시설을 늘리느라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 기체의 대량 방출을 묵인했다. 알다시피 그것들의 대부분은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다. 무분별한 방목, 목재 남벌 등에 의한 산림 훼손도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는 커다란 요인이다.

기후 변화는 환경 전반에 광범위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가뭄과 폭염(暴炎)으로 촉발된 기후 변화는 아열대 지역의 사막화와 건조 기후 지역의 확장을 초래한다. 이러한 변화는 많은 종(種)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만든다. 더 긴박한 문제는 지속적인 온난화가 인간 사회, 특히 개발도상국과 저소득층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간단한 예로, 곡물 작황이 감소하면 곧바로 영양실조에 빠지는 인구가 급증한다.

원자력 강국인 대한민국, 무탄소 에너지 선도국으로 도약해야

이런 가운데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5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CFE 포럼’을 구성하고 출범식을 가졌다. 이번에 출범한 CFE 포럼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을 확대하고 국제적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역할을 맡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9월 제78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하여 국제사회를 향해 ‘무탄소 연합’을 제안하며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CFE는 무탄소 에너지(Carbon Free Energy)의 줄임말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을 의미한다. RE100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데 비해 CF100은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발전, 연료전지 등을 통한 전력도 포함된다. 원자력 강국이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한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앞으로 우리가 집중적으로 추진할 분야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수력, 풍력 발전, 태양 에너지, 지열 에너지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해운과 항공 분야에서 저탄소 연료 사용을 늘리는 등의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 나아가 국민 각자의 에너지 소비 행태도 개선해야 한다. 일상에서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함으로써 에너지 효율화 못지않은 탄소 절감 효과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기후 위기는 인류의 존망이 달린 역대급 도전이다. 반드시 해결해야 할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인 만큼, 이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알다시피 대한민국은 원자력발전의 강국이다. 그런 강점을 최대한 살려, 이참에 무탄소 에너지 선도국으로서의 입지를 우뚝 세워야 한다. 어쩌면 기후 위기가 우리에게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제공할 절호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반드시 그렇게 되길 바란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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