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상장사들이 '테마주'로 꼽히는 2차전지 등 신사업을 추가한 후 실제로 추진한 내역이 전무한 사례가 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상장사 1047곳에 대해 사업목적 현황, 변경 내용 및 사유,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한 사유 등에 대해 점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최근 3년간 증시에서 쟁점이 됐던 메타버스, 가상화폐·NFT, 2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19 등 주요 7개 테마 업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 총 285개사 중 2차전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회사는 125개사,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한 회사는 92개사에 달했다. 메타버스와 가상화폐·NFT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도 각각 59개사, 79개사나 됐다.

하지만 금감원이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추진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33개사 중 사업 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회사는 104개사(45%), 이 중 추가한 다수의 사업 모두 추진 현황이 있는 회사는 83개사(36%)에 그쳤다.

추진 현황이 있는 104개사 중에서도 다른 사업 부문과 따로 관리할 정도로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경우는 4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 129개사(55%)의 경우 추진 내역이 전무했다.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고, 내부통제 등 문제점이 지속해서 노출된 기업이 많은 편이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신사업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한 것을 노려 최대 주주 관련자가 CB(전환사채)를 전환한 후 주식을 매도하고, 사업 추진은 철회하는 등 부정 거래 혐의 기업도 일부 적발됐다.

금감원은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된 종목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 적발 시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면서 "관련 공시를 통해 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재무·경영 안정성, 내부통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