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형제간 지분 다툼이 진행 중인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양래 명예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2.72%를 취득해 차남 조현범 회장을 지원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 평균 매수가 2만2056원에 장내 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570억원 상당)를 사들였다.
조 명예회장이 주식 전체를 차남에게 넘긴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취득한 것은 3년 반 만이다.
차남인 조현범 회장과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거래로, 업계는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힘을 보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최근 "회사와 투자자들의 혼란과 혼선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추가 인상할 시 직접 대응하겠다"며 조 회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 명예회장이 이번에 지분을 취득하면서 조양래·조현범 부자의 지분은 44.75%로 확대됐다.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지분 50% 이상 확보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요주주 지분율은 조 회장 42.03%를 필두로, 조 고문 18.93%, 조 명예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 10.61% 등이다.
조 고문은 지난 5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매수한다고 밝혔으나 조 명예회장의 이번 지분 취득으로 경영권 확보가 더 어렵게 됐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6월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 회장에게 넘겼고, 이를 토대로 조 회장은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번 조 명예회장의 지분 취득에 따라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대한 준비는 끝난 상황",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라며 경영권 방어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명성 있는 사모펀드의 무리한 시도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주식 공개매수 세력을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