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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우크라戰 여파로 러시아서 철수…"주가는 상승세"
현대차, 우크라戰 여파로 러시아서 철수…"주가는 상승세"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3.12.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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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매각가 불과 14만원...2년 후 바이백 조항으로 재진출 여지 남겨
2021년 판매량 러시아 1위권에서 전쟁 여파로 급감하고 근로자 유급휴무 상태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현대차그룹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차그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지 1년 9개월 만에 현지 생산을 접고 철수한다. 다만 2년의 바이백 조건을 내걸어 전쟁 종식 이후 일정 기간 내 공장을 되사 재진출한다는 여지를 남겼다.

현대차와 기아가 러시아 공장 매각으로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겠지만, 펀더멘털과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증권가는 내다봤다. 현대차의 러시아 철수 소식이 전행진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3%대 오르는 등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바이백 옵션을 활용해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러시아 공장을 현지 기업에 1만루블에 넘겼다. 이는 우리 돈으로 14만원 수준으로, 단돈 1유로에 현지 공장을 팔고 철수한 닛산 등의 선례를 따랐다는 평가다.

앞서 일본 자동차기업 닛산과 프랑스 르노 등은 일정 기간 내 자산을 재매입할 수 있는 조건을 걸고 1∼2유로에 현지 자산을 러시아 정부나 국영기업, 현지 합작사 등에 넘기고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1만루블이라는 매각금액은 바이백 조건도 고려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일 현대차가 바이백 옵션 기간 내에 공장을 다시 인수하지 못하면 단 1만루블에 현지 자산의 국유화 상황을 맞게 된다.

앞서 현대차는 옛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부터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뒤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러시아 정부 측이 당시 그룹을 이끌었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에회장 측에 여러 차례 설립을 요청하면서 준공이 결정됐고, 2010년 열린 준공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가 직접 참석해 공장에서 생산할 쏠라리스를 직접 운전하기도 했다.

2011년 현지 생산을 시작, 러시아의 혹독한 기후를 고려한 현지 맞춤형 소형차 쏠라리스(액센트)와 해외시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기아 리오(프라이드) 등이 러시아 내수시장에서 판매량 점유율 3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20년에는 러시아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제너럴모터스(GM)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생산량은 지난 2021년 기준으로 23만4000대, GM 공장까지 합치면 생산능력은 연간 33만대에 달했고 같은 해 37만7600대를 팔며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기아와 합산한 점유율이 러시아 내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입지가 더욱 확대됐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국제사회의 제재로 러시아에서 자동차 부품 수급이 막히며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현지 판매량도 곤두박질쳐 2022년 12만2595대, 올해 1만1145대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말 전쟁 여파와 공급망 대란에 따른 생산 감소로 감원에 착수했고, 이 공장의 현지인 근로자 2200여명은 공장 가동이 중단된 이후 유급 휴무 상태에 있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도 러시아 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의 점유율과 존재감을 확보했던 현대차는 쉽게 발을 빼지 못했다가 최근 결정을 단행했다.

대신증권은 20일 현대차와 기아가 러시아 공장 매각으로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받겠지만, 펀더멘털과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2년 이후 지속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장 가동 중단됐고, 유럽 제재로 사실상 영업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장 매각은 러시아 불확실성 제거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완성차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러시아 법인 장부가치 및 기존 손실 반영분 고려 시 매각에 따른 4분기 손실 규모는 현대차는 4700억원 규모(영업 외 손익에 연결로 인식)로 추정되고, 기아는 지분법 인식에 따라 약 1400억원의 손실 반영이 예상된다"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4분기 당기순익에서 각각 16%와 6%, 연간순익 대비 4%와 2%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번 매각 결정으로 현대차·기아 DPS(주당배당금)의 3%와 2% 수준인 309원, 88원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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