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취약차주 비중이 늘며 자영업자의 빚의 질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중 연체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이 9개월 새 2배 가까이 늘어나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은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자영업자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취약 차주 비중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이 가계부채 DB를 통해 추정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3분기 1.24%로 지난해 말 0.69% 대비 0.55%포인트(p) 상승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연체 차주들이 보유한 대출 비중도 올해 3분기 2.47%로 지난해 말 1.35% 대비 1.13%포인트(p) 상승했다.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중 저소득·저신용 차주 비중도 각각 12.3%, 3.5%로 지난해부터 소폭 상승했다.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경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한은은 전했다.
자영업자들은 건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5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가계대출 증가율 2.0%가 개인사업자 대출 4.7%보다 낮았다. 업권별로는 비은행권의 전년 동기 대비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말 24.3%에서 올해 3분기 5.4%로 크게 낮아졌다.
한은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 단기적으로 이자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고, 저금리 대체상환 프로그램, 새출발 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