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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넥슨에 과징금 116억원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넥슨에 과징금 116억원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4.01.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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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인기 옵션 등장 확률 임의로 낮춰…'등업' 확률도 몰래 하향...'버블파이터'에서도 확률 조정 적발"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넥슨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 없던 시기 일…이의신청 등 검토"
현재 관련 소송 대법원에 계류 중...2심에서는 유저에 일부 환불 판결
▲성남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
▲성남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장비 옵션을 재설정·업그레이드하는 '큐브'의 확률을 소비자 몰래 내린 넥슨코리아가 116억원이라는 게임사 역대 최대 규모 과징금을 물게 됐다.

넥슨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급 처분으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 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면서 의결서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공정위에 이의신청 하거나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넥슨코리아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향후 금지명령과 함께 영업정지(6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가장 높은 액수로, 2019년 음원상품 허위 광고와 관련해 카카오에 부과된 종전 최고액 1억8500만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공정위가 제재 사유로 든 확률 조작 의혹은 크게 ▲ 잠재 옵션 가중치 변경 ▲ '보보보' 등 잠재 옵션 출현 구조 변경 ▲ 잠재 옵션 등급 상승 확률 변경(이상 '메이플스토리') ▲ 빙고 이벤트 확률 허위 공지('버블파이터') 등 4가지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유료 판매 아이템인 '큐브'를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착용하는 장비의 옵션을 재설정 할 수 있는 장비로, 개당 1200원(레드큐브) 또는 2200원(블랙큐브)에 판매됐다. 

큐브를 사용하면 '잠재 능력'으로 불리는 3개의 옵션이 슬롯머신 또는 복권과 유사한 구조로 임의로 장비에 부여된다.

공정위 제공

넥슨은 큐브 상품 도입 당시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던 확률 구조를 2010년 9월부터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변경했고, 2011년 8월 이후에는 선호도가 특히 높은 특정 옵션이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재차 변경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이른바 '보보보', '드드드', '방방방' 등 인기 중복 옵션의 당첨 확률이 아예 '0'으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넥슨이 이러한 옵션 변경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2011년 8월 '큐브의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내용의 거짓 공지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장비에 부여되는 레어→에픽→유니크→레전드리 순의 잠재 능력 등급 상승(등업) 확률을 임의로 낮춘 사실도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넥슨이 2013년 7월 장비의 최상급 등급인 레전드리 등급을 만들며 등급 상승 확률이 높은 '블랙큐브' 아이템을 함께 출시할 당시 1.8%였던 블랙큐브의 레전드리 등업 확률을 이후 1%까지 떨어트렸지만 이러한 사실도 이용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숨겼다는 것이다.

이 같은 큐브 확률 변경으로 넥슨이 2010년 9월부터 확률이 외부에 공개된 2021년 3월까지 55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넥슨의 또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에서의  뽑기형 아이템을 이용한 거짓·기만행위도 지적했다.

버블파이터는 2015년 2월 게임 내 이벤트로 '올빙고 이벤트'를 새로 진행했는데 최초 올빙고 이벤트에서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일정 확률로 골드카드를 얻을 수 있었지만, 2017년 10월 10차 이벤트부터 2021년 3월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 1∼4개 사용 시까지 골든 숫자 카드를 획득할 확률이 0%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공정위 제공
버블파이터의 올빙고 이벤트. 공정위 제공

넥슨은 이런 확률 변경을 숨긴 채 이벤트 관련 공지에 '매직바늘 사용 시 골든 숫자가 획득된다'는 거짓 내용을 올렸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런 사실은 2021년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고 넥슨에 실망해 메이플스토리를 떠난 이용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큐브 아이템 도입 약 10년 만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이용자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넥슨 본사에 항의 문구가 담긴 트럭을 보내 집단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넥슨은 공정위 발표에  "이용자들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해당 논란은 2021년 '큐브' 확률을 선제적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당시 선례가 없었다",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년∼2016년은 전 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고 해명했다.

이어 "확률공개 의무가 없던 시점에 공개되지 않은 모든 확률 변경 행위를 처벌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결정으로 국내 게임산업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 된다"며 "행정적 제재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과잉금지원칙 내지 비례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발표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된 관련 소송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메이플스토리 유저 김준성 씨는 2021년 '넥슨코리아가 큐브 확률을 허위로 알려 피해를 봤다'며 게임에 쓴 금액 1100만원을 환불해 달라는 매매대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나, 수원지법 2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청구액의 5%가량에 해당하는 중 57만원가량을 넥슨이 환불해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넥슨은 이에 상고해 현재 대법원 민사3부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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