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 분양가 2배 수준 책정에 고분양가 논란
분상제 규제 풀리자 도생→아파트로 설계 변경…HUG 분양보증서 발급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서울 강북 한강변에 3.3㎡당 분양가가 1억원이 넘는 일반 아파트가 나와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풀린 아파트가 늘어나며 가뜩이나 높아지고 있는 분양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부동산업계와 광진구청 등에 따르면 광진구 광장동 188-2번지 옛 한강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포제스 한강' 아파트가 3.3㎡당 평균 1억1500만원에 분양승인을 받고 이날부터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다. 시공사는 DL이앤씨며 입주는 올해 9월 예정이다.
총 128가구인 이 아파트의 주택형별 분양가는 전용 84㎡가 32억∼44억원대, 전용 115㎡ 52억∼63억원대, 펜트하우스인 전용 244㎡는 150억∼160억원 선으로 분양승인 대상 일반 아파트 분양가로는 역대 최고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임의 분양을 하는 소규모 고급 빌라가 아닌 지방자치단체 분양승인 대상 일반 아파트 중에서 분양가가 3.3㎡당 1억원을 넘은 것은 포제스 한강이 처음이다.
지난달 3.3㎡당 6705만원의 역대 최고 분양가로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의 기록을 한 달 만에 강북에서 2배에 가까운 분양가로 경신한 것이다.
포제스 한강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엠디엠플러스가 2019년 옛 한강호텔 부지를 약 1900억원에 매입해 추진하는 개발사업이다.
엠디엠플러스 측은 당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소형 주택형이 포함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건축계획을 수립하고 2021년부터 착공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광진구가 규제지역에서 풀리며 분상제 대상에서 벗어나게 되자 중대형 위주의 일반 아파트로 설계를 변경했다.
광진구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빠지면서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가동하지 않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달 말에 이 아파트의 분양보증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사비와 금융비용 증가로 분양가가 상승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강북에서 3.3㎡당 1억원이 넘는 역대급 분양가가 나왔다는 건설업계마저 의외라는 반응이다.
포제스 한강의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 선인 광나루 현대 아파트(84㎡), 3.3㎡당 6000만원인 광진구 최고가 아파트 워커힐아파트(162㎡) 등 주변 아파트 시세의 2∼3배 이상 높은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에 규제지역 해제 이후 분상제 대상 아파트가 강남3구와 용산구로 축소되면서 분양가 통제 기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다. 비규제 지역에서는 HUG의 고분양가 심사도 받지 않는다.
광진구청은 "광진구가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빠지면서 분양가 심의위원회가 가동하지 않고, 별도로 분양가를 심사할 권한도 없어 분양보증서 금액대로 분양승인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