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제유가 안정에도 농산물, 산업용도시가스 요금 등이 오르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소폭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월(121.02)보다 0.1% 오른 121.19(2015년=100)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0.1%)과 11월(-0.4%) 2개월 연속 내렸던 생산자물가지수가 석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1.2% 올라 5개월 연속 올랐다. 생산자물가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7월 -0.3%로 떨어졌지만 8월(1.0%) 이후 상승 전환해 지난달까지 이어졌다.
품목별 전월 대비 등락률은 농림수산품이 4.9% 상승했다. 축산물이 2.7% 내렸음에도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9.3%, 4.6%씩 오른 영향이 컸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의 경우 딸기, 사과 등이 연말 수요 증가·작황 부진 등으로 상승했다"며 "수산물 역시 오징어 등의 어획량 감소 등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산품은 반도체·휴대전화 등 가격 상승 영향으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0.2%) 등이 상승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 여파에 석탄·석유제품(-3.7%), 화학제품(-0.7%) 등이 내린 영향으로 0.4%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도시가스(6.7%)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LNG 가격 오름세에 따라 산업용 도시가스가 올랐고, 지난해 11월 산업용 전기가스 요금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서비스는 음식점·숙박 서비스(0.5%), 금융·보험서비스(0.8%) 등이 오르면서 전월 대비 0.2% 올랐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딸기(154.1%), 사과(17.4%), 물오징어(42.6%), 플래시메모리(11.8%), 휴대용전화기(2.0%), 호텔(8.9%), 위탁매매수수료(3.5%) 등이 오른 반면 쇠고기(-6.0%), 경유(-7.1%), 휘발유(-5.4%), 자일렌(-4.6%), 스테인리스중후관(-2.9%) 등은 내렸다.
지난해 월별 지수를 평균해 산출하는 지난해 연간 생산자물가는 2022년보다 1.6% 올랐지만 상승률은 2022년(8.4%)보다 둔화됐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한 12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최종재(0.2%) 상승에도 원재료(-2.1%)와 중간재(-0.2%)가 하락하며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1% 각각 떨어졌다.
국내 출하를 제외한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변동을 측정한 총산출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하락한 반면 전년 동월대비로는 0.4% 상승했다. 농림수산품(4.7%)과 서비스(0.2%)는 올랐으나 공산품(-0.7%)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