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7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늦게 한국을 찾은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는 이날 오후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오후 각각 만날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 사피온, 퓨리오사AI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이 특히 주목받는 것은 올트먼 CEO가 최근 글로벌 대기업과 'AI 반도체 동맹'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이미 점유율 80%를 차지한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AI 반도체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오픈AI 외에도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메타 등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픈AI는 설계한 AI 반도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가 생산하는 방안과 함께 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오픈AI는 올해 거대언어모델(LLM)인 GPT-4의 주요 업그레이드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고가의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고성능 AI 반도체 제조는 상당히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많은 비용이 들기에 올트먼은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와 협업을 모색하는 동시에 아랍에미리트(UAE) AI 기업 G42 및 중동 투자자, 영국 반도체 설계사 암(ARM)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과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한을 통해 오픈AI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큰손' 고객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를 양산하고 있는데,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0%가 넘는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에 HBM3(4세대)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5세대인 HBM3E 양산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언제든 오픈AI의 협력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