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장기 불황이 이어지며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금액 기준 전국 어음부도율은 0.23%로, 2001년 0.3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어음부도율은 지난 2019년 0.08%에서 2020년 0.06%, 2021년 0.07%, 2022년 0.10% 등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전년의 두 배 넘게 뛰었다.
어음부도 금액도 전년(2조2520억원)의 2.4배로 급증한 5조3484억원으로, 2014년(6조232억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부도 금액은 지난 2019년 1조7800억원에서 2020년 1조3310억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1조9032억원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은행 전체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1월 말 0.6%로,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간 기준 각 0.3% 대비 두 배 상승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배에서 0.2배까지 추락, 이자 부담이 영업이익의 5배에 달할 정도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며 문 닫는 회사들이 속출했다.
지난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전년(1004건)보다 65.0% 급증한 연간 1657건에 달했다. 개인 파산 접수가 2022년 4만1463건에서 2023년 4만1239건으로 소폭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이 지난해 어음부도율이 급등한 것에 대해 한은은 정상적으로 차환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이 실제와 달리 부도로 처리되면서 어음부도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기술적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P-CBO는 저신용 기업의 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으로, 만기일이 차환일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에 기술적으로 부도 처리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P-CBO 발행이 급증했는데 지난해 대거 만기가 돌아와 어음부도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P-CBO 관련 기술적 부도분을 제외한 어음부도율은 2022년 0.06%, 2023년 0.12%라고 한은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