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넘는 부채비율과 지방 분양 침체 등에 업계 우려 계속
코오롱글로벌 "위기 발생 시 라비에벨 관광단지와 코오롱스포렉스 팔 것"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에 이어 유동성 위기가 높은 건설사로 지목된 코오롱글로벌이 미착공 사업장 연내 착공을 발표하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에 대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고 위기 발생 시에는 회사 소유의 라비에벨 관광단지와 코오롱스포렉스를 팔겠다며 위기설 진화에 나선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은 5일 미착공 사업장 가운데 '대전 봉명동 프로젝트'와 '대전 선화 3차 프로젝트' 등 대전 지역 사업장 2곳에 대해 연내 착공 및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그동안 회사의 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많았으나 저희는 우발채무 숫자만이 아닌 정성적인 부분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요 사업장이 다 연내 착공 예정이며 곧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울산 야음동 사업장도 5월께 착공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코오롱글로벌은 대전 봉명동 사업장의 경우 다음 달 본PF 전환과 함께 착공과 분양을 할 예정으로, 해당 사업장이 대전 내 주거선호도가 높은 도안·둔산지구와 인접해 사업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선화3차에 대해서는 브릿지론을 연장한 뒤 사업지 내에 자리한 지역 방송사 이전을 완료한 오는 10월께 본PF로 전환해 착공한다고 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이 같이 대전지역 사업장 2곳의 사업 추진 경과를 설명한 것은 이 사업장이 PF 우발채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지난달 17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도급 미착공 사업장의 PF 우발채무는 6100억원으로,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의 3배나 넘어서는 수준이다.
코오롱글로벌의 PF 우발채무가 자기자본(5900억원)의 2.6배인 1조5000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그 40%를 이 두 대전 지역 사업장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코오롱글로벌의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자본 대비 과도하다고 경고했고, 증권업계도 코오롱글로벌의 취약한 재무구조를 지적하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내린 바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큰 수익원이던 자동차 판매부문이 분할되면서 건설에 치중한 매출 구조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로 코오롱글로벌이 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의 300%대로 높은 데다 분양시장 침체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18일에 낸 보고서에서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확산되고 있는 부동산 PF 리스크에 노출도가 가장 높은 건설사 중 하나"라면서 "높은 부채비율, 미분양 리스크가 높은 지방 편중된 주택 및 PF 사업 구조,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사업 부문 회사 분리 등으로 추가적인 부동산 PF 리스크가 확산할 경우 위기관리 능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313%로 위험도가 낮지 않다.
400%가 넘었던 태영건설보다는 양호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게다가 국토교통부의 '2023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 수는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가 석달 연속 1만가구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오롱글로벌의 해당 사업장도 미분양 공포에 시달리는 지방에 분포한 만큼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의 미분양 규모도 894가구에 달한다.
그럼에도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선화 1·2차는 모두 분양됐다"면서 "수익성이 보장될 만큼의 분양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회사 소유의 라비에벨 관광단지와 코오롱스포렉스의 가치가 각각 최소 4000억원과 8000억원 이상으로 우발채무 규모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혹시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해도 자산만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