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3%대 초반을 기록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5월 금리인하 가능성도 35%까지 뚝 떨어졌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2.9%)를 웃돌았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3%의 벽’을 뚫지 못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전월보다 0.6% 상승한 주거비가 지난달 CPI 상승분의 3분의 2를 기여했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나 차지해 CPI 산정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
최근 미국 임대료 상승률이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이 추세가 지수에 반영되는 데는 CPI 산정 특성상 다소 시간이 걸린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치솟은 후 둔화하다가 지난해 6월 이후 3%대 초중반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작년 12월 상승률(0.2%) 대비 반등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도 두 달 연속 예상치보다 많이 올랐다. 1월 근원 CPI는 전년비 3.9% 상승해 시장 예상치(3.7%)보다 높았다.
작년 12월(3.9%)과 같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도 0.4% 올라 예상치(0.3%)를 넘어섰다.
1월에도 CPI를 주로 밀어 올린 것은 주거비다. 전월 대비 0.6% 올랐고 1년간 6.0%가 오르는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한다.
반면 에너지 가격지수의 전월비 상승률은 마이너스(-0.9%)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지수가 전달보다 3.2% 떨어지면서다.
근원 CPI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미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1월 CPI 상승률 반등은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앞서 지난 4일 인터뷰에서 "경제가 튼튼한 만큼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며 "신중해야할 것은 시간을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연준 목표인) 2%대로 내려가고 있음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