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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멱살잡자 이강인 주먹질"...태극전사 '적전내분' 속 음모론까지
"손흥민 멱살잡자 이강인 주먹질"...태극전사 '적전내분' 속 음모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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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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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등 식사 시간에 탁구치러 가자 손흥민이 제지하는 과정서 충돌

이강인 멱살 잡은 손흥민 손가락 탈구…이강인 '주먹질'은 손흥민이 피해

전술도 없고 선수 관리도 못한 클린스만 경질 불가피…15일 전력강화위 열려
지난달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한국과 바레인의 경기.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프리킥을 차기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종합] 클린스만호에는 전술만 없는 게 아니었다.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향한 선수들의 '로열티'도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폐막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 0-2 충격패를 당하며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대회 내내 졸전을 거듭한 데다 요르단과 경기에서는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 클린스만호를 향한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특히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까지 받은 선수들을 데리고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와중에 영국 대중지 더선이 14일 한국 대표팀 내 심각한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보도를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더선 보도와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해보면, 사건은 요르단전 바로 전날인 현지시간 5일 저녁 식사시간에 일어났다.

대표팀에서 경기 전날 모두가 함께하는 만찬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결전을 앞두고 화합하며 '원팀'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그런데 이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대표팀에서 어린 축에 속하는 선수들 몇몇이 저녁 식사를 별도로 일찍 마쳤다. 그러고는 탁구를 치러 갔다.

살짝 늦게 저녁을 먹기 시작한 선수들이 밥을 먹는데 이강인 등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이건 아니다' 싶었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제지하려 했지만, 이들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는데 이는 손흥민이 피했다.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고 말았다. 이후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제외하지 않았다. 이강인은 부임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클린스만호가 지난해 하반기 5연승 반전을 이루는 데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황태자'였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강인과 손흥민 등 고참 선수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터였다. 이런 가운데 '탁구 사건'이 두 선수의 감정을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전은 이런 심각한 갈등 속에 킥오프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앞선 조별리그 3경기, 토너먼트 2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요르단전에서도 90분 내내 각자 따로 놀았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손흥민은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모습

축구협회, 15일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 소집

'탁구 사건'과 이강인을 계속 신임한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놓고 보면, 손흥민이 어떤 맥락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다만, 대표팀 내 갈등이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에만 있었던 건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대회 내내 선수들은 나이 별로 따로 노는 모습이었다. 훈련장에서 그룹을 지어 훈련할 때 선수들은 같은 무리끼리 어울렸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회 기간에 선수들이 다툼을 벌였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러 가려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마찰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설영우·정우영·오현규(셀틱)·김지수(브렌트퍼드) 등 어린 선수들, 손흥민·김진수(전북)·김영권(울산)·이재성(마인츠) 등 고참급 선수들, 그리고 황희찬(울버햄프턴)·황인범(즈베즈다)·김민재(뮌헨) 등 1996년생들이 주축이 된 그룹이 각자 자기들끼리만 공을 주고받았다.

조별리그 1차전을 대비한 훈련 때부터 마지막 요르단전 훈련 때까지, 각 그룹의 면면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나이로만 분열된 게 아니다. 해외파, 국내파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토너먼트 경기를 앞둔 훈련에서 한 해외파 공격수가 자신에게 강하게 몸싸움을 걸어오는 국내파 수비수에게 불만을 품고 공을 강하게 차며 화풀이하는 장면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지난해 11월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일찍 돌아가기 위해 사비로 전세기를 임대해 귀국하기도 했다.

원정 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개인행동'을 한 셈이다. 대표팀, 대한축구협회가 '허락'한 일이었다지만, 국내파 선수들로써는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과거 대표팀을 이끌었던 한 지도자는 "국내파 선수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다. 그런 건 (해외파 선수들이) 알아서 자제해야 했다"면서 "이런 부분은 지도자들이 정리를 좀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걸 다 마음대로 하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에도, 올해 아시안컵에서도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원팀'으로 뭉치기는커녕, '사분오열'된 채로 아시안컵에 임했다. 64년 만의 우승 목표는 애초 달성이 불가능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술 부재'로 비판받는 와중에 선수단 관리도 제대로 못 한 실책이 명백하게 드러나 버렸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보니 선수들 심리 장악에 능하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이 그나마 받던 긍정적인 평가였는데, 이 또한 무색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오늘 오전 협회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와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의 회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사퇴든 경질이든, 한국 축구와 클린스만 감독의 결별은 피할 수 없어진 분위기다. 축구협회는 클린스만호의 카타르 아시안컵 성과를 평가하는 전력강화위원회를 15일 연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의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만약 새 감독 체제가 들어선다고 해도 대표팀은 선수들 간 갈등의 불씨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로 3월 A매치 기간(18∼26일)을 맞이한다.

대표팀은 3월에 태국을 상대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을 소화한다. 동남아 맹주 태국은 2차 예선 상대 팀 중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꼽힌다.

이강인, 손흥민과 충돌 알려지자 공개 사과…"죄송스러울 뿐"

한국 축구를 휩쓸고 있는 대표팀 '내분' 논란의 주인공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공개적으로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강인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더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 불화설이 제기된 14일 "모든 책임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져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히고 "패인을 감독 무능이 아니라 선수들 내분이라고 선전하는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각성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너희들이 선수 관리를 잘못한 책임 아니냐"며 "정몽규도 장기집권 했으니 사퇴하는 게 맞다. 대통령도 단임인데 3선이나 했으면 물러나야지"라고 밝혔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선 "해임 안 하면 앞으로 국가대표 경기 안 본다"며 "일개 무능한 감독 하나가 이 나라를 깔보고 나라의 국격을 무너트리는 터무니없는 행태는 더 이상 볼 수가 없다"고 했다.

홍 시장은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지난 7일 이후 여러 차례 클린스만 해임 등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 페이스북 캡처]

온라인에서는 음모론과 함께 손흥민 또는 이강인 편을 드는 글로 '갑론을박' 벌어져

한편 이번 불화설을 두고 다수의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해당 사실을 영국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거론하고 있다.

음모론도 제기됐다. ‘경질 위기에 몰린 클린스만 감독이 현지 매체에 불화설을 흘린 것 아니냐’ ‘축구협회가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기 위해 흘린 것 아니냐’ 등이었다.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 측에서 불화설을 통해 ‘논점 흐리기’와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해당 사실을 빠르게 인정한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네티즌들은 “선수 사이 불화보단 해당 소식이 어떤 경로로 유출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 사태를 빌미로 클린스만 책임론이 사그라들어서는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축구 팬들은 축구 협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선수 간의 불화설을 영국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축구협회가 이 사실을 빠르게 인정한 것도 수상하다고 봤다.

팬들은 "이간질하는 축구협회가 부끄럽다", "축구협회 언론플레이에 휘둘리면 개돼지", "클린스만 경질하기 싫어서 그러는 듯", "선수들 보호하고 하나로 뭉치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자기들 방패로 쓸 생각만 한다니" 등 공분했다.

특히 한 누리꾼은 "중요한 건 축구협회가 불화를 인정했다는 거다. 축구협회는 대표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역할이지 언론 플레이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불화설 인정한 건 그냥 자기들 밥그릇 지키기에만 관심 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라며 "축구협회 언론플레이로 인해서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은 리더십 없는 선수가 됐고, 이강인은 놀기 좋아하는 선수가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 등 젊은 선수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손흥민 또는 이강인 편을 드는 글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평소 예의바른 이미지였던 이강인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각자가 프로 선수들인데, 손흥민의 꼰대질이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폈다. “술 마시거나 여자 만나러 가는 것도 아니고, 동료끼리 탁구 치러 간다는데 시비걸면 나라도 개긴다” 등 반응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강인의 소셜미디어에 몰려가 “너 때문에 손흥민 손가락 부상당하고 팀 불화로 요르단전 망쳤다는데 사실이냐? 아니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언플하고 있는 거냐” “손흥민 손가락 부상 기사 사실이냐” 등의 댓글을 달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맞서, 이강인의 팬들은 “평소 손흥민이 후배들을 강하게 압박한 것 아니냐? 후배들이 괜히 그랬겠냐” “사실 관계가 완전히 파악되기 전까지는 이강인을 욕하지 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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