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중 3조6000억원어치에 대해 아직 한 번도 손실을 인식하지 않아 향후 추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 및 관련 손실 점검' 제목의 보고서에서 현재 신용도를 평가하는 25개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총액 14조4000억원 중 부동산 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가 8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우발부채 규모는 4조4000억원으로 부동산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에 제공한 신용공여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출/사모사채 등(1.3조원)은 확약실행 및 문제발생 등으로 대출실행 한 건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별로 지난해 9월말 기준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는 미국과 유럽지역이 각각 6조6000억원, 5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대부분(8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9월말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펀드 8조3000억원에 대해 약 1조8000억원의 평가손실(22%)을 기인식하였다"면서 "절반 이상의 펀드(4조6000억원)에 대해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보였으나, 약 3조6000억원의 해외 부동산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손실을 한번도 인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만기별로는 2023∼26년 사이에 만기가 도래할 펀드들에 대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6% 평가손실률을 나타내고 있고, 작년 4분기에도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을 추가 인식한 상태라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제공나신평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넘는 미래에셋, NH투자,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대신증권 등 6개사에 대해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약 31% 수준으로 관련한 양적 부담이 존재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고서는 "금융지주회사 계열의 증권사라면 모기업으로부터 유상증자, 후순위성 채권 인수 등 지원 여력과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실제로 올해 연초 증권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활발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