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증권업권의 이익규모는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2022~2023년 2년 연속 감소, 2023년의 경우 해외부동산 익스포져 손실 인식 및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져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일부 증권사에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가 22일 발표한 증권업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에만 국내외 부동산금융 자산(약 42.5조 원)에서 대략 4.7%의 손실(대손비용과 영업 외 비용 합산기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관련 비용을 합하면 익스포져의 약 12.9%가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에서 누적손실로 인식되었다.
총 29곳의 분석 대상 증권사 가운데 14개의 증권사(대형사 5개, 중소형사 9개)에서 분기 순손실이 발생했다.
대형사의 경우 장기성 투자 자산(해외 대체투자 등)에서의 대규모 평가손실 및 충당금 적립, CFD, 신용융자, 기 판매 사모펀드 등에서의 금융상품 관련 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 발생이 지속된 점이 실적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소형사의 경우 IB부문 부진으로 영업순수익이 상당 폭 감소한 데다 부동산 PF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저하폭이 컸다.
구체적으로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인식된 대손비용과 영업 외 비용 등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관련 손실은, 대형사에서 약 4.0조 원, 중소형사에서 약 1.5조 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3년 4분기까지 국내외 부동산금융 자산( 약 42.5조 원)의 12.9%(대형사 12.7%, 중소형사 13.6%)에 해당하는 누적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고금리 장기화, 높아진 공실률 등으로 미국 및 유럽 소재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서 2018~2020년에 투자가 이루어진 해외부동산 익스포져 손실인식 사례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6개 업체(메리츠, 미래, 하나, 신한, NH, 대신)가 국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총 익스포져 약 13조 원의 75% 이상을 차지, 해외부동산 손실부담은 주로 대형사의 2023년 실적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의 NYCB(New York Community Bancorp)에 대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미국 핵심 지역에서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향후 만기가 도래할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손실 인식 우려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의 실적 저하는 주로 국내 부동산PF 충당금 적립 부담에 기인하는데, 2023년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전체 부동산PF 익스포져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대형사 7%, 중소형사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브릿지론 수요기반이 열위한 유형(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저온물류센터 등)의 본PF 익스포져, 후순위성 익스포져가 많은 중소형사는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 저하 및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사의 PF 신용공여 잔액 추이를 보면 2022년 6월 말 48조원에서 2023년 9월 말 40조원까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