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52억 달러·외은 국내지점 5억8000만 달러↓…"원달러 환율 추가상승 기대 약화"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전체 거주자 외화 예금이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으며 달러화 수요가 줄면서 달러화 예금이 50억달러 넘게 줄고 엔화 절화에 100억달러를 목전에 뒀던 엔화예금도 2개월 연속 감소한 결과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4년 1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57억8000만달러 감소한 981억달러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에서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46억1000만달러 증가로 전환한 뒤 11월 74억6000만달러,12월 21억2000만달러 등 세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감소로 다시 돌아섰다.
특히 달러화 예금이 줄었다. 804억달러로 53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서 기업의 달러화 확보 유인이 축소된 영향이다.
연초 환율은 1289.4원에서 18일 1343.2원으로 올랐으나 31일에는 1330.6원으로 내려갔다. 환율이 더 이상 오를 것 같지 않다는 기대에 기업들은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한 것으로 보인다.
엔화 예금은 94억달러로 3억달러 줄었다. 엔화가 절하되면서 미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달러·엔 환율은 작년말 141.28엔에서 1월말 147.54엔으로 치솟았다.
유로화 예금은 58억9000만달러로 900억달러 증가했다. 일부 기업의 수입결제대금이 일시 예치된 영향이다. 위안화는 11억4000만달러로 1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달러화예금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 기대 약화에 따른 기업의 달러화 확보 유인 축소 등으로, 엔화예금은 엔화 절하로 인한 미달러화 환산액 감소 등으로 줄었고, 유로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수입결제대금 일시 예치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체별로는 기업 예금이 828억7000만달러, 개인은 152억3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53억9000만달러, 3억9000만달러씩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 예금잔액은 865억6000만달러, 외은지점은 115억4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각각 52억달러, 5억8000만달러씩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