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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갈아타기', '은행 홀로서기' 시발점 돼라
'대출 갈아타기', '은행 홀로서기' 시발점 돼라
  • 권의종
  • 승인 2024.02.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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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대출 갈아타기 흥행몰이...도랑 치고 가재 잡는 '금상첨화' 기대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이 열풍이다. 신용대출에 이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소상공인 대출로 대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대출 갈아타기가 흥행몰이다. 과점 체제인 은행권에 경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자 절감 혜택이 크다. 2023년 5월 31일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로 신용대출을 갈아탄 사람은 11만8,773명. 같은 기간 이동한 자금 규모가 2조7,064억 원에 이른다. 

지난달 9일 개시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는 한 달 만에 4조2,000억 원의 신청이 몰렸다. 이달 7일까지 2만3,598명이 주담대 대환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갈아타기가 끝난 차주는 5,156명, 대출 이동 규모는 9,777억 원이다. 평균 1.55%포인트 금리를 낮춰 1인당 연간 294만 원의 대출이자를 아끼게 됐다. 

지난달 31일 시작한 전세자금대출 갈아타기도 성황이다. 출시 후 이날까지 3,869명이 6,788억 원을 신청했다. 대환대출 금리도 동반 내림세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 상품이 등장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싼 금리로 갈아타려는 대환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26일부터는 고금리 부담이 큰 소상공인을 위한 대환대출 접수도 시작됐다. 7% 이상의 고금리 대출 또는 만기 연장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을 4.5% 고정금리, 10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바꿔주는 게 골자다. 업체당 최대 5,000만 원까지 대환이 가능하다. 소상공인 대출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었다. 2019년 686조 원이던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2023년 9월 기준 1,052조 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3.50%에서 5.31%로 뛰었다. 

신용·주담·전세대출 이어 소상공인대출도 갈아타기

윤석열 대통령도 대출 갈아타기와 관련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은행이 대형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점 산업 체계가 되다 보니 대출 서비스를 받는 고객 입장에서는 독과점의 피해를 보는 점이 많았다”며 “금리 갈아타기는 공정한 경쟁을 유도해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 가동에 따른 부수 효과도 작지 않다. 은행마다 ‘집토끼’ 단속을 위해 기존 거래 고객의 금리를 낮춰주는 방안을 고려한다. 장기대출 이용 고객 중 상대적으로 이용 금리가 높은 고객의 금리를 낮춰주는 방식을 고심한다. 영업점에서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 금리 인하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간 갈아타기 경쟁으로 대출 시장 판도가 달라지면서 대환대출 적용 요건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아파트로 한정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실시간 시세 조회가 가능한 빌라나 오피스텔 등으로 늘려갈 요량이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계약 기간의 절반이 넘지 않았더라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친김에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갈아타기 적용 대상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서민과 봉급생활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서다. 갈아타기가 절실한 대상은 이 말고도 또 있다. 예·적금이다. 경쟁은 여신뿐만 아니라 수신에서도 필요한 터. 예금이나 적금도 고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면 금융서비스 전반에 경쟁이 활성화돼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도 갈아타기 필요

대출을 갈아탈 때 득실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단순히 금리 차이만 고려했다간 손해를 볼 수 있다.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다. 은행은 대출금의  0.6~0.7%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을 매긴다. 재산과 관련된 문서에 부과하는 인지세는 대출금 5천만 원~1억 원까지는 7만 원, 1억 원~10억 원까지는 15만 원이다. 보증료도 있다. 전세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담보로 잡는다. 보증료는 대출 원금의 0.06~0.2% 수준이다. 

대환대출 서비스가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플랫폼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하면서 은행 간 경쟁 구도가 형성돼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효과가 상당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은행 간 과도한 출혈 경쟁을 우려하나, 꼭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은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종국적으로는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어차피 경쟁은 피해가기 어렵다. 오히려 이를 극복해야 비교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 점에서는 금융권도 예외일 수 없다. 보호는 일시적으로는 도움이 될지언정 결국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만다. 국내 금융산업이 그동안 ‘역대 최대 이익’을 경신해 올 수 있었던 데는 정부가 둘러 쳐준 관치 울타리와 과점 체제가 제공한 경쟁 무풍지대의 덕이 크다. 

금융환경마저 급변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정보통신(IT)과 인공지능(AI) 혁신이 눈부시다. 핀테크의 약진도 빛의 속도다. 산업자본의 금융 진출을 막는 금산분리 또한 조만간 깨지게 돼 있다. 은행이 언제까지 정부와 체제의 뒷배만 믿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이어가기 어렵다. 이제라도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위기가 기회라고, 이번 대출 갈아타기가 그 시발이 돼야 한다.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금상첨화를 학수고대하는 바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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