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을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등으로 한계에 이르면서 이들이 갚지 못하는 대출 규모가 2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 경험이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가장 빨리 뛰고 있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335만8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109조6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327만3648명·1082조6258억원)과 비교해 1년 사이 대출자가 8만4851명(2.6%), 대출 잔액은 27조400억원(2.5%) 더 늘었다.
이 중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돈을 빌린,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한 '다중채무자'로 분류되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을 보면, 1년간 더 악화됐다.
이들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현재 173만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 수(335만8499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91조6232억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해 이들 '다중채무 자영업자' 수는 5만119명(3.0%), 대출액은 16조3185억원(2.4%) 증가했다. 대출 연체 속도도 가팔랐다.
총 21조7955억원에 이르는 이들의 연체액은 2022년 말(14조2950억원)보다 7조5005억원(52.5%) 늘었다. 평균 연체율은 2.12%에서 3.15%로 1.03%포인트(p) 상승했다.
29세이하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율 6.6% '최고'…2.2%p↑
특히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가장 어려웠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작년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1조7039억원→2조7691억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세 이상 58.0%(2조8989억원→4조5800억원), 50∼59세 56.0%(4조4550억원→6조9491억원), 40∼49세 43.7%(4조8811억원→7조127억원), 29세 이하 36.1%(3561억원→4846억원) 순이었다.
연체율은 29세 이하(6.59%)에서 최고였고, 30대가 3.90%로 두 번째였다. 40대(3.61%)·50대(2.95%)·60세 이상(2.51%)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낮아졌다.
영업 규모나 자산 등의 측면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연체율 상승 폭도 29세 이하(2.22%p)와 30대(1.63%p)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