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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ELS 자율배상 ‘배임’ 리스크에 선(先) 배상 "어렵다"
은행권, 홍콩ELS 자율배상 ‘배임’ 리스크에 선(先) 배상 "어렵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4.03.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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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홍콩 ELS손실 배상안 11일 '윤곽'…올해 7조 안팎 손실 예상
이복현 “은행 50% 자율배상 시 과징금 감면”…은행권, 배임 이슈 우려에 가이드라인 '대기 중'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번주 중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배상안 기준을 내놓는다. 금융사들이 자율배상안을 통해 소비자들과 협의하면 제재와 과징금 등의 감경사유가 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에선 배임 등 법적 문제가 걸려있다는 이유로 감독당국이 발표한 배상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1일 홍콩 ELS에 대한 책임분담 기준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같은 금감원의 조치는 홍콩H지수 ELS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ELS는 주가와 연계한 금융 파생 상품을 말하며, 최근 문제가 되는 홍콩H지수 ELS는 가입 후 3년 시점 H지수에 따라 수익 또는 손실을 가져오는 구조다.

문제는 3년 전(2021년) 고점을 기록했던 H지수가 최근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이날 기준 H지수는 5397이며, 3년 전인 2021년 지수(약 1만2000)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에 그친다.

이에 가입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확정되고 있다.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7일까지 만기가 돌아온 홍콩 ELS 규모는 모두 9733억원이다. 

하지만 고객이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4512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이 53.6%(손실액 5221억원)에 이른다. 

올해 전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흐름을 유지할 경우 전체 손실액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수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금융당국은 현장검사와 별도로 은행권의 ‘선제적 자율배상’을 재차 꺼내들었다. 

이 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잘못에 대해 금전 배상을 해준다고 해서 없던 일로 할 순 없지만 책임을 인정하고 소비자와 이해관계자에 대한 조치를 한다면 제재, 과징금에서 감경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쟁조정안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축소하는 측면에서 보면 유의미한 금액의 배상은 제재라든가 과징금에 반영하는 것이 합당하다“고도 밝혔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5일에도 자율배상안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그는 "최소 50%로라도 먼저 배상을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자율배상이 어렵다는 회사에 불이익을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이번 발언은 그간 은행권의 우려에 선을 긋는 조치다. 자율배상에 나서면 향후 제재 수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반영하겠다고 공식화한 셈이다.

그러나 은행권 내에서는 선제 배상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즉 상품 운영상의 명확한 귀책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당국의 압박에 밀려 은행이 먼저 나서 선제 배상해 줄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 등의 지적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50%로 자율배상한 뒤 완전판매로 드러나도 선지급한 50%를 돌려받을 길이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의 지분이 60% 수준에 달하는 금융지주의 경우 아직 명확히 결정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선(先)배상할 경우 배임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이에 은행들 역시 금융감독당국의 배상 결정을 주시하며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DLF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 홍콩 ELS는 상품 자체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불완전판매를 건건이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율배상을 한다면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경우도 배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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