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지난해 산업대출금이 1년 새 90조원 넘게 늘었다. 회사채 금리 상승에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예금은행도 기업 대출 확대에 힘쓴 결과다.
다만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자금 상환에 나서면서 지난해 4분기 증가폭은 축소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889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1797조7000억원보다 91조9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6조5000억원(7.7%) 늘어났던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기업들이 회사채보다는 금융기관 대출을 선호하며 주된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한 영향이 크다"며 "예금취급기관 입장에서도 기업대출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기업에 대한 완화적인 대출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는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1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조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에 148조6000억원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많이 축소됐다. 4분기엔 11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3분기 만에 증가 폭이 축소했다.
서비스업 중 부동산업은 부동산 거래량 둔화 여파로 4분기 중 5조6000억원 늘어 전 분기(8조원)보다 증가 폭이 줄었다.
서 팀장은 "코로나19 기간 중 기업에 자금 지원이 늘었던 데 비해 지금은 그런 사항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자금은 4·4분기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며 1분기 만에 다시 증가폭이 줄었다.
지난 3·4분기(14조6000억원)의 경우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모두 증가폭이 늘어나면서 5분기 만에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4·4분기는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되고 제조업과 건설업은 감소한 결과다.
시설자금도 13조3000억원 늘어나며 전분기(17조7000억원)보다 낮은 증가세를 보이며 3분기 만에 증가폭이 축소됐다.
예금은행이 대기업에 빌려준 대출금 잔액은 275조9000억원으로 4분기 중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은 1037조6000억원으로 9조5000억원 늘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 잔액은 539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년도에는 94조3000억원 늘었다. 4분기 중에는 3조10000억원 감소했다. 자산 건전성 우려 등으로 대출 태도 강화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