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박정림 전 대표, 이사진 ‘경영활동 감시’ 역할수행에 의구심"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 펀드 관련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SK증권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돼 논란이다.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3~5년 동안 사외이사 등 금융권 임원 취업 자체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현재 금융위를 상대로 직무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피감기관인 SK증권에 경영상 부담을 결코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경영활동 감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전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상정한다. 안건이 상정돼 선임되면 3년간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란 점에서, SK증권 사외이사 내정이 파격적이란 반응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기존 회사에서 연임을 하는 사례는 있긴 하지만,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임 펀드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의 문제로 중징계인 3개월 '직무정지'처분을 받았다.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3~5년 동안 사외이사 등 금융권 임원 취업 자체가 제한된다.
박정림 전 대표와 김신 SK증권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
박 전 대표는 징계로 인해 연임이 무산됐으나 현재 금융위를 상대로 직무정지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원은 지난해 12월박 전 사장이 금융위를 상대로 낸 직무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SK증권 측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외이사 내정에 대해 결격사유가 없어 내정했다는 입장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박정림 사외이사 후보자는 현재 징계와 관련해 불복소송이 진행 중이며 최종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이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쌓은 WM(자산관리)과 리스크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륜이 당사의 금융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시스템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불복과 관련해 향후 최종 판결이 확정되면 그 결과 및 법규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증권의 박정림 후보자와 관련해 부진한 경영실적 개선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표가 현 김신 SK증권 대표와 서울대 경영학과 82학번 동기 사이 라는 점도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정림 전 대표가 경영활동 감시라는 사외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금융감독당국과의 법정 공방에 따른 부담감을 차치하고서라도 박 전 대표를 영입했다"면서 "경영활동을 제대로 감시해 일반 주주를 위한 사외이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지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의 중징계 취소소송 첫 별론은 오는 5월에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