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도 MSP 발족 및 IRA 제정,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 중
- 한국, 지난 2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제정, 중국과 대화 및 신뢰 필요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세계 핵심광물 시장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중국을 배제한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기차용 배터리의 소재에 사용되는 주요 핵심광물의 경우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80~90%에 이르는 실정이라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산업연구원은 11일 ‘핵심광물자원의 공급망 구축 방안’ 산업경제분석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도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조기경보 체계 구축, 비축 확대 및 수입선 다변화, 인프라 구축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근본적으로 자원 부국과의 관련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 협력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공공 비축 확대 및 활용도 제고를 위한 정·제련 소재가공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통제 및 중국기업의 제재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차전지의 소재인 핵심광물자원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가 크게 증가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의 주요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수입 중 79.6%인 49억 달러 규모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모터에 사용되는 영구자석용 네오디뮴도 2023년 말 기준 약 84.7%인 4억 달러 규모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핵심광물자원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한 미국은 2022년 6월 핵심광물자원 안보 파트너십(Mineral Security Partnership, MSP)을 발족, 여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한국 등 총 13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또 2023년 8월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제정, 전기차 신차의 경우 대당 최대 7,0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사실상 북미 전기차 시장에 중국산 이차전지는 물론 중국산 핵심광물로 제조된 이차전지 소재를 배제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 핵심광물자원에 대한 수출통제, 중국기업의 대한국 직접 투자 확대, 세계 최대의 중국희토그룹 설립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핵심광물 정·제련기업이 한국 기업과 합작함으로써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한 장벽을 우회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2023년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와 경제적 영향을 고려, 총 33종의 핵심광물과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지정했다.
또 2023년 12월 ‘이차전지 전주기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 핵심광물 비축과 정·제련 경쟁력 확보를 내용으로 하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이차전지 전주기에 대한 부처별 정책 방안을 담고 있으나, 비축의 문제점과 전주기에 핵심광물자원을 위한 탐사와 채굴 및 정·제련이 포함되지 않은 한계를 안고 있다.
이어 2024년 2월 6일에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이하 자원안보특별법)」이 제정, 조기경보체계 및 핵심품목 지정, 수입선 다변화 등 평시와 비상시 대응 시책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이 법은 공급망 기본법, 소부장 특별법과 함께 국가적 안보 품목 및 안정화 품목을 선정·관리하는 공급망 3법으로 불리고 있다.
이 분석보고를 주도한 김동수 선임연구위원은 “핵심광물자원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면서 “자원부국이지만 상대적으로 경제발전 수준이 낮은 국가와 ‘핵심광물자원 관련 산업생태계’ 육성을 통한 중장기 동반발전 협력모델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또 “민간 비축의 활성화와 정·제련 소재기업의 육성을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비축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하고 공공 비축의 활용도 제고를 위해 핵심광물을 정·제련 및 가공할 수 있는 소재 기업의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는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수입국과의 전략적 대화 채널 유지 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대중국정책에 대한 정책 기조 마련 및 중국과의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