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합산글로벌 점유율 10.8%로 글로벌 판매순위 3위
- 중국시장의 부진, 인도시장의 성과로 만회하는 전략
- 기아, 내년 4조 원 이상 순현금 누적, 2025년 약 22조 원 전망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현대자동차 및 기아가 개선된 제품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글로벌 완성차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호황이 아닌 구조적 개선으로 판단하는 의견이 나왔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으로 변경했다.
2년 연속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를 기록하는 등 과거보다 제고된 시장지위와 2023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를 기록한 우수한 이익창출력, 영업현금흐름이 미래기술투자로 이어지는 재무구조의 선순환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이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글로벌 판매순위 3위(합산 글로벌 점유율 10.8%(중국 제외))를 기록, 미국, 서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호조와 주요 신흥국시장인 인도에서의 성장이 중국시장의 부진을 충분히 대체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이후 주요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차질로 인해 생산정상화가 지연되면서 3년간(2020~2022년) 상당한 대기수요가 누적, 대기수요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며 실적이 개선된 효과를 본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는 주요 완성차업체의 생산정상화와 고금리 지속, 각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가능성으로 인해 업체 간 경쟁강도 심화가 예상, 실적 피크아웃(Peak-out)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지위가 제고되면서 이익창출력이 대폭 개선, 판매량 회복효과 외에도 제품믹스 개선, 상위트림 선호 및 옵션채택률 증가 등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세타 II GDI 엔진 관련 품질비용의 기저효과 등도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현대차∙기아의 개선세는 뚜렷한데, 전동화 전환 및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재무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양사의 장기 투자계획상 전기차공장 건설을 비롯한 미래기술 관련 투자가 향후 2년간 집중될 것으로 보이나 풍부한 유동성과 영업현금창출력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은 매우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플랫폼 공용화 및 모듈화를 통해 생산효율성을 제고, 계열 부품사로부터 동일하게 부품을 전달받는 등 그룹 내 영업적 긴밀성과 시너지가 매우 높은 편이다.
아울러 기아는 순현금 규모가 단기간 내 극적으로 개선(2019년 2,3조 원 → 2023년 16.4조 원)되고 2020년 이후 이익창출력 개선에 힘입어 자금잉여가 지속적으로 발생, 매년 4조 원 이상의 순현금이 누적되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규모(2024~2027년 평균 투자계획: 기아 6.6조 원 VS 현대차 11.8조 원)와 낮은 고정비 부담을 감안, 기아는 중단기적으로 순현금 누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추정상 2025년 순현금 규모는 약 22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기아의 펀더멘털 및 재무현황은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한편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속, 현대차∙기아의 대응전략은,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양한 수요에 대처가능한 기술과 생산역량을 확보, 시장수요 변동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현대차∙기아의 연비 및 배기가스 배출 현황과 친환경차 판매실적을 감안할 때 권역별 주요 로컬업체 보다 양호하게 환경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시장 부진의 영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중국의존도를 줄이고, 선진국 및 신흥국에 걸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재정비, 특히 단일국가 기준 글로벌 판매순위 3위로 등극한 인도시장에서의 성과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도시장은 일본 및 로컬 브랜드업체 외에는 경쟁업체가 많지 않으며, GM, 포드 등이 철수한 바 있어 상대적으로 경쟁강도가 낮다고 판단, 인도시장은 향후에도 현대차∙기아의 시장지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완성차 판매량 증가 전망과 원재료부담 완화로 부품사의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주요 부품사가 차입금 순상환기조를 보이는 등 안정적 재무구조가 뒷받침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미래차량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과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차생태계에도 투자를 지속 중이다,
한신평은 “자동차산업이 내재한 경기변동성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는 제품경쟁력 확보, 지역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과거보다 사업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개선된 사업안정성이 재무역량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단기적으로 경기변동 영향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