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염호석(35)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한편으로 경찰의 장례식장 진압을 비판하며 19일부터 조합원 1000여명이 참가한 파업과 노숙 농성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경남양산센터 분회장인 염씨는 노조 탄압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17일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주검은 18일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나 경찰 240여명이 출동해 부산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등 25명이 연행되는 등 경찰과 노조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 이정수 경비과장은 "유가족 신고에 따라 이뤄진 일이고, 이 과정에서 경찰도 11명이나 다쳤다"고 밝혔다.
염씨는 부모 앞으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 장례를 치러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으나, 염씨의 아버지 등 유가족은 다른 판단을 한 셈이다.
노조는 유가족이 애초 노동조합장으로 치르려던 장례를 가족장으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삼성 쪽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녹취를 들어보면, 18일 새벽 염씨의 주검이 처음 안치된 강릉의료원에서 삼촌이라고 밝힌 유가족이 노조 관계자한테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양산센터장이란 사람이 (찾아와)…장례도 다 치러주고 보상도 확실히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삼성전자 상황실 관계자라고 밝힌 사람이 수차례 장례식장으로 전화를 걸어 '조끼 입은 사람 몇이나 있냐', '시신이 언제 도착하냐' 등을 물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김세훈 홍보차장은 "노조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