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권력기관 개입 '논란'
외부 권력기관 개입 '논란'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07.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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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고 징계는 금융당국 고유권한..감사원 등 '오이밭에서 갓끈 매지 말아야'

 
<이민혜기자>금융사에 대한 대량 제재가 금융당국의 손을 떠나는 느낌이다. 권력기관들이 저마다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임영록 KB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100여명의 KB 임직원을 고객 정보 유출, 전산기 교체 관련 내분, 도쿄지점 부실 대출, 주택기금 횡령으로 일괄 제재하려고 했으나 각종 압력에 부딪혀 연기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26일에 최종 제재 결정을 하려고 했으나 지난 3일 제재심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고 17일과 24일까지 늦춰지는 분위기다. 이는 제재 대상이 많아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지만, KB 제재에 제동을 거는 권력기관들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감사원은 최근 2011년 3월 국민카드가 국민은행에서 분사할 때 신용정보호법에 따라 승인받지 않고 국민은행 고객 정보를 가져간 것은 규정 위반이라는 금융위원회의 유권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질의를 보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유권 해석 자체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답변을 보냈으나,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도 감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관련 제재를 유보해야 하다는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금감원이 금융위 유권 해석에 따라 당시 지휘 선상에 있던 임영록 KB회장에 대한 중징계 심의를 강행하자 감사원은 종합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최근 금감원 부원장 등 임원들을 불러 전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감사원이 제재 강행에 대한 소명을 요구해 설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처리 규정에는 지적 사항에 대해 사전 조치 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국가기관끼리 동일 건에 다른 결정을 하거나 단편적인 조치를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권력 개입이 아니라 감사 업무의 일상적인 수행"이라면서 "일각에서는 우리가 특정인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데 오히려 금융당국이 감사원의 종합 감사 결과를 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회의원들도 감사원 등이 금융당국의 제재에 개입하는 듯한 행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의 업무 보고에서도 이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KB를 포함해 대규모 제재 대상에 포함한 일부 금융사들이 국회 등 정치권과 핵심 부처 고위인사 등을 통해 금융당국에 제재 경감 압력을 넣고 있다는 분위기도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다못한 금감원은 최근에는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며 금융 사고 제재는 금융 법규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며 외부 간섭에 대한 강한 경계감을 내비쳤을 정도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3일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KB건이든 다른 건이든 간에 제재 절차는 법과 규정과 원칙에 따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내부통제 부실로 각각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임 회장은 국민은행 고객 정보 대량 유출,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 대출비리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태다.

금융사고에 대한 징계는 금융당국의 고유 권한이다. 외부 권력기관들이 지나치게 간섭을 하는 인상이다. 엣말에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라고 했다. '오이밭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는 말이다. 공연히 오해받는 일을 하지 말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감사원을 비롯한 권력기관들은 금융기관 문제는 금융당국에 맡기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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