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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덫'-대부업체 광고
서민의 '덫'-대부업체 광고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4.07.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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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가리는 안목 키우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몫

 
"여자라면 남편 몰래, 친정 몰래 누구나" "비밀을 지켜 줄게요" "급할 때는 택시도 타고…"

TV를 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고문구다. 어떤 날은 프로그램보다 광고가 더 길다고 느껴질 정도다. 돈없는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부업체 광고가 또 한번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부업체들의 광고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채무자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고금리 장사의 저의를 희석시킨 광고가 보기 싫다"는 이유다. 많은 이들이 "대부 광고는 다 싫다" "처음에는 대출 광고인지도 몰랐다" "제재가 필요하다"며 공감했다.

대출경고 문구를 눈에 띄지 않게 제작하는 것도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2011년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과도한 빚은 큰 불행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등의 경고 문구를 광고시간의 5분의 1 이상, 광고 최대 글자의 3분의 1크기 이상으로 삽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도 "광고의 내용과 화려한 이미지에 가려 알아차리지 못 하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글자가 너무 작기도 하고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한다.

대부업체 광고는 케이블 채널과 영화관 등을 통해 노출된다. 지상파 3사는 자율협약을 통해 2007년부터 방영을 금지하고 있다.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내에서도 대부업 광고를 볼 수 없다.

이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대출광고가 보기 싫다는 글은 인터넷에 꾸준히 올라왔다. 이른바 '대출 미화'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서비스" "엄마 나 대부업체 합격했어" "거긴 좀 그렇지 않니?" "처음엔 망설였는데 생각보다 괜찮은걸" 서민적이고 친근한 마케팅으로 이미지 세탁을 한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광고가 주는 이미지 만을 믿고 대출을 받았다가는 연 최고 34.9%의 고금리의 덫에 빠질 수 있다.

우리나라 서민들이 대부업자를 통해 돈을 빌린 금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1인당 평균대출액은 늘었고 차입용도는 생활비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부업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저신용자들의 대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서민금융에서 대부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우린 대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대부업체의 광고 관련 법 개정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서민을 울리는 대부업체의 광고는 조심해야 한다. 술과 담배가 미디어 광고에서 규제를 받는 것은 국민건강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대부업체 광고의 문제는 서민의 재산을 송두리째 맡기는 고금리 체계라는 점이다. 만약 대부업이 서민들의 건강한 금융생활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금융당국은 이제 대부업체 광고에 어떤  규제의 고민을 해보고 단안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각종 금융정보를 가리는 안목을 키워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금융소비자들의 몫이라는 점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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