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 백종훈·고영훈·고영도, 사외이사 7명으로 이사회 개편
[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73)이 주력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박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퇴는 지난 달 조카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제시했던 ‘기업 거버넌스 개편’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박찬구 대표이사와 신우성 사내이사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창립이래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1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61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0.1% 증가하며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측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의료용 NB라텍스 등에 선제투자를 결정하고 재무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회사 경영기반이 견고해졌다고 판단한 박 회장이 스스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금호미쓰이화학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경영에는 계속 참여하지만, 앞으로 구체적 역할이나 지위는 추후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논의·결정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신우성 사내이사가 물러남에 따라 연구·개발부문 전문가인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 재무·회계 전문가인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고영훈 소장은 프랑스와 미국에서 화학 연구부문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원으로 지내다 1991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30년간 합성고무 연구에 매진해 권위자다. 고영도 관리본부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금호그룹 재무관리팀에 입사해 30여년간 재무·회계·구매·자금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백종훈 대표이사는 영업 전문경영인이다. 백 대표와 신규선임될 사내이사 2명이 함께 영업·재무· R&D 3개 부문의 전문성을 살려 이사회의 한축을 담당한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회사 경영 기반이 견고해졌다고 판단한 박 회장이 스스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선임 예정인 전문경영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사외이사와 협력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신규 사내이사 선임 승인을 위해 6월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