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통합작업을 진행중이다. 두 은행 통합시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전망이다. 초대 행장으로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행장은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큰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평가되던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사임하면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초대 행장으로 김 행장을 사실상 낙점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사석에서 김 행장의 초대 행장 선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김 회장이 지난 7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후 외환은행 직원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김 행장은 외환은행 직원들로부터 많은 비판과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조기통합의 필요성을 설득하기도 했고, 때로는 후배 직원들을 상대로 대규모 징계라는 악역도 감수해야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이사 등은 그동안 조기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온 김한조 행장의 공로를 인정해 초대 통합은행장의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이 지난 3월 선임돼 임기가 2016년 3월에 종료되는 점도 강점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조기 통합을 위해 사임한 상황에서 김 행장이 행장을 맡을 경우 앞으로 2년 반 동안 안정적으로 통합 은행을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통합 행장을 새로 앉혀 임기가 2년 반 이상 남은 김 행장을 교체하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조기통합이 순조롭게 성사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 경영진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아직도 조기통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에서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외환은행장에 선임된 김한조 행장은 경희고,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정통 외환맨’이다. 강남기업영업본부장, PB영업본부장, 기업사업그룹 부행장보를 거쳐 외환캐피탈 사장을 맡던 중 외환은행장에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