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01 08:55 (목)
[금융교육 대전환](2) 금융교육의 사각지대, 책임질 주체가 없다
[금융교육 대전환](2) 금융교육의 사각지대, 책임질 주체가 없다
  • 나병문
  • 승인 2026.01.12 10:44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소비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교육과 상담을 수행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춘 인력 필요

[나병문 칼럼] 지난 글에서는 한국 금융교육이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살펴보았다. 금융환경은 빠르게 변화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교육과 상담 체계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금융기술은 고도화되는 반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조 속에서 과연 누가 가장 큰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왜 지금의 금융교육 방식으로는 그들을 보호하기 어려운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금융은 일부 계층이나 특정 투자자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대출과 보험, 연금과 투자, 세금과 상속에 이르기까지 금융은 개인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다. 금융 선택 하나하나가 곧바로 생활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전에는 몇 가지 기본 원칙만 알고 있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일상에서 수시로 금융 판단을 내려야 한다. 금융교육 수요가 늘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금융교육의 기본 구조는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금융교육은 여전히 ‘정보 전달’에 머물러 있고, 상담 역시 단편적으로 이루어진다. 금융소비자는 복잡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함께 점검해 줄 조언자를 찾기 어렵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해 줄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이 지점이 바로 금융교육의 사각지대다.

금융교육의 사각지대는 단순히 제도가 없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체계로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가 부재한 데서 비롯된 문제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으므로 금융교육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책임의 주체는 모호하다. 이 공백 속에서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집단이 존재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은 금융교육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폭증하는 금융교육 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단은 고령층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금융 선택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환경은 고령층에게 점점 더 낯설어지고 있다. 디지털 금융의 확산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또 다른 장벽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는 크지만, 금융상품 구조와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각종 금융사기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청년층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그들은 사회에 진입하자마자 신용관리, 대출, 투자라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는다. 충분한 사전 교육 없이 실전에 내몰리는 셈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 불거진 단기 수익을 좇는 투자 문화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이러한 환경이 낳은 결과다. 그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남는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역시 금융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사업 자금과 가계 재무가 명확히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 구조와 이자 부담, 세무 문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금융에 관한 결정 하나가 사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교육이나 상담은 충분하지 않다. 위기 상황에서 연쇄 부실이 반복되는 이유다.

고령층과 청년층,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서로 다른 처지에 놓여 있지만 공통점도 있다. 금융 선택의 갈림길에서 함께 점검하고 세심하게 조언해 줄 전문가가 곁에 없다는 점이다. 다양한 금융교육이 존재함에도 금융 위험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다. 교육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금융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미룰 수 없는 금융교육전문가 육성

기존 금융교육 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이유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교육 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학교 금융교육은 형식적이고, 실제 금융 거래에서 마주치는 문제와 거리가 있다. 공공기관 교육은 집단 강의와 일회성 프로그램에 치우쳐 있다. 금융기관 상담은 상품 중심이며, 시간과 인력의 제약이 크다. 온라인 정보는 넘쳐나지만, 신뢰성과 선별의 문제가 뒤따른다.

금융교육 문제의 본질은 콘텐츠의 부족이 아니다. 교육의 성패는 그것을 전달하고 책임지는 ‘사람’에 달려 있다. 금융소비자의 상황을 이해하고, 선택의 결과까지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조언자가 필요하다. 이제 금융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단계에서 판단을 돕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교육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금융교육을 전담할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금융소비자의 생애 주기에 맞춰 교육과 상담을 수행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역량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 책임 주체가 분명하지 않은 교육은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금융교육을 국가적 금융안전망의 일부로 본다면, 그에 걸맞은 기준과 책임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구조적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다.

결국 금융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누가 금융을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외면할 수 없다. 이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공공적 과제다. 전문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갖춘 금융교육 주체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다음 글에서는 금융교육을 책임질 가칭 ‘금융전문강사’ 제도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갖는 정책적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