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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이제 겨우 4살"…최태원 회장이 던진 '생존 방정식'
"AI는 이제 겨우 4살"…최태원 회장이 던진 '생존 방정식'
  • 권의종 주필
  • 승인 2026.07.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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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을 수출하는 국가, '대체 불가한 근육'을 키우는 개인...AI의 진짜 목적은 감원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 확장
AI와 경쟁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완벽한 도구로 활용해 가치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지난 17일 제주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던진 메시지는 명료했다. 인공지능(AI)의 거대한 물결 앞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국가 전략과, 개인이 갖춰야 할 생존 역량을 동시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에서 AI는 산업 질서를 근본적으로 다시 쓰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술 격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화두를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반도체 제조국을 넘어 글로벌 '지능 공급국'으로

오늘날 글로벌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초강대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중국은 막대한 자본과 시장 규모를 앞세워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중이다. 이 거대 고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느 한쪽을 힘으로 압도하기 어렵다. 최 회장의 지적처럼, 우리가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을 이기기도 쉽지 않고, 미국의 압도적인 기술 속도를 고스란히 따라잡기도 벅찬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렇기에 최 회장이 제시한 해법인 '틈새시장 공략'과 '지능 수출'은 매우 전략적인 돌파구다. 미·중 갈등 속에서 특정 진영의 기술에 완전히 종속되기를 꺼리는 국가들에게 대한민국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AI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단순히 주문을 받아 메모리 반도체만 생산하는 하드웨어 제조업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창적인 AI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하여 하나의 거대한 'AI 생태계' 자체를 수출해야 한다. 단순한 '상품을 파는 나라'에서 전 세계에 '지능과 플랫폼을 공급하는 나라'로 대전환을 이뤄낼 때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4살짜리 AI의 성장기를 견뎌낼 '전략적 인내’

최 회장이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를 두고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그냥 묻어두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현재의 AI 기술 수준을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4살짜리 아이'에 비유했다. 아이가 폭풍 성장기를 거치며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하듯,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초고속 메모리와 컴퓨팅 인프라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은 단기적인 시장의 잡음에 일희일비하며 조급해할 때가 아니다. 거대한 AI 시대가 불러올 장기적 성장성을 확신하고, 다가올 미래를 묵묵히 준비하는 전략적 인내가 절실하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 투자자도 지금은 성급한 결실을 탐하기보다 거대한 성장의 시간을 견뎌내며 내실을 다져야 하는 골든타임이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7일 제주하계포럼에서 대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商議 제공>

학벌의 종말과 대체 불가능한 '인간 근육'의 단련

AI가 일자리를 모두 빼앗을 것이라는 공포에 대해 최 회장은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AI의 진짜 목적은 감원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을 확장하는 데 있다는 역설이다. 단순 반복 업무는 정확한 AI에게 넘겨주고, 인간은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 영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대졸 학력 제한 철폐' 역시 명문대 졸업장이나 고스펙이 개인의 경쟁력을 보장해주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선언이다.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지식의 양이 아니라, 오직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고유한 내면의 역량, 즉 '네 가지 근육'에서 나온다. 본질을 꿰뚫는 '생각하는 힘', 소용돌이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변화에 적응하는 힘', 타인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공감하는 힘', 그리고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실행력'이다.

뛰어난 AI라도 사람의 감정을 가슴으로 이해 못 해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뿐, 사람의 감정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실패의 고통 속에서 성장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영역은 모방할 수 없다. 특히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 즉 '적응 근육'이야말로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부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결국 미래의 인재는 AI와 경쟁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완벽한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가치를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필자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주필 겸 금융소비자연구원장, 경영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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