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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생∙국민경제∙국가산업 살리는 ‘농어촌 기본소득’
도시민생∙국민경제∙국가산업 살리는 ‘농어촌 기본소득’
  • 정기석
  • 승인 2026.08.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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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시혜적 복지를 뛰어넘는 ‘지역경제 선순환 생태계 구축 전략’...인구 감소 및 지역소멸 대응 이상의 ‘국토균형발전 투자 정책

[정기석 칼럼] 9월부터 월 15만원의 특별한 소득이 발생한다. 무주군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지로 2차로 추가 선정되면서, 단지 무주군에 살고 있는 군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얻는 혜택이다.

무주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는 군민이라면, 소득이나 자산에 상관없이 누구나 1인당 월 15만원의 기본소득을 2년 동안 지급받게 된다.

다만, 기본소득 사용처는 지역 내 무주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한정된다. 사용금액도 제한된다. 읍 소재지 내 모든 가맹점과 주유소, 편의점, 면 하나로마트 합산 최대 5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업종과 사용 금액을 제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읍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구소멸 위기, 경제 침체가 심각한 면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는 정책목적 때문이다. 불편하지만 얼마든지 감내할만한 타당한 이유로 들린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지역소멸 대응이 목적

최근 전북특별자치도는 무주군을 비롯해 장수군·순창군·진안군 등 도내 4개군에서 추진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인구 유입과 가맹점 증가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농어촌기본소득으로 지급된 391억원 가운데 73%인 288억원이 지역 안에서 소비되는 등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음식점업이 69억원(24%)으로 가장 많았고, 마트·식료품 39억원(14%), 주유소 27억원(9%)이 뒤를 이었다. 주로 생계형 소비에 집중된 것이다.

농어촌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지역 상권 변화도 두드러진다. 가맹점 67개소가 새로 창업했으며 상권이 취약했던 면 지역에도 음식점·생활서비스업·일반소매업 등 26개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인구 변화도 눈에 띈다. 6월 말 기준 장수군 1,399명, 순창군 2,175명이 새로 전입했고, 6월에 추가로 선정된 진안군과 무주군에서도 각각 398명, 230명이 유입, 4개 군에서 모두 4,202명이 늘었다.

농어촌기본소득을 지급받은 주민과 가맹점주 1283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도 고무적이다. 기본소득이 거주와 사회서비스, 사람 사이의 관계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약 70%에 달했다. 특히 가맹점에서는 전체 결제액의 36%가 기본소득으로 이뤄졌고, 61%가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인구 증가, 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생태계 구축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단순한 소득 지원이나 시혜적 복지서비스 차원을 뛰어넘어 인구 유입과 상권 회복으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농어촌기본소득시범사업 1차 시행지 10개군 인구는 선정 직전 달과 견줘 평균 4.9% 늘었다. 특히 신안 인구가 크게 뛰어, 지난해 9월 3만8883명에서 4만2319명으로 8.8% 증가했다.

1월 10개군에 등록한 가맹점 수는 1만4253곳이었는데 6월말 1만6225곳으로 13.8% 증가했으며 증가한 1972곳 가운데 573곳은 신규 창업이다. 기본소득으로 지역 내 소비 기반이 확충된 영향이다.

특히 주민이 주도하는 공동체 사업과 같은 사회연대경제조직이 늘어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연천군 청산면에는 헬스장이 문을 열고, 순창군 풍산면에선 풍산주민자치협동조합이 ‘온라인 장바구니 마켓’을 운영한다.

정부는 농어촌기본소득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원 확보 방안으로 농어촌특별세 활용을 제안했다. 올해 농특세 수입은 18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9조 2,000억원)의 2배 가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어촌 기본소득, 국토의 균형 발전을 촉발하고 견인하는 투자지원책

개인적으로 15년 전쯤 모 정당의 지방선거 공약으로 ‘공익농민 기본소득제’를 제안, 공론화한 적이 있다. 비록 그 제안의 원형과는 차이가 있지만 어쨌든 ‘농어촌 기본소득’으로나마 가시화되니 감회가 남다르다.

당시 "도대체 왜,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줘야 하나?"라고 물어보는 국민들이 적지 않았다. 그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단순명쾌하다. 농민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농민이 농촌에서 먹고 살 수 없다면 폐농, 이농으로 생업의 막장으로 내몰린다. 결국, 도시 난민이나 도시 빈민으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의 원인으로 작동하고 경제적 문제의 현상으로 발현된다.

결과적으로 농민의 이농은 농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문제, 국가의 문제로 확전된다. 7,80년대 질풍노도의 공업화, 도시화 시기를 거치면서 1천만 명의 난민이 몰려 살고 있는 수도 서울,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사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과밀과 집중에 따라 발생한 각종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직시하라.

결국 농어촌 기본소득 제도의 진실은 오로지 농민을 비롯한 농어촌 주민을 편향적으로 우대하려는 게 아니다. 도시민을 역차별하자는 게 아니다. 결과적으로 과밀한 도시인구를 과소한 농어촌 지역으로 분산 재배치, 국토의 균형 발전을 촉발하고 견인하는 전향적이고 효과적인 투자지원정책에 다름 아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농어촌만 살리는 게 아니라 도시민생과 국민경제와 국가산업을 함께 살리는 묘책인 것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정기석(tourmali@hanmail.net)

마을연구소(Commune Lab) 소장
前 국회정책연구위원
前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 비전임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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