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장해제’ 강조한 기존 입장 재확인…“책임 있는 점검과 논의 필요”
[AFP=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정연임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이 인류에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를 단순한 ‘가짜뉴스’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AI 개발 경쟁에서 속도 조절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I 안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교황은 AI가 인류에 파멸적인 위협을 가져오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히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 자체에 신뢰를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자신이 AI 때문에 공포에 빠진 상태는 아니라면서도, 많은 AI 전문가와 지식인이 제기하는 우려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AI 위험론이 특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교황은 이를 재정적 또는 다른 형태의 이익을 노린 ‘가짜뉴스’라고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황, AI 규제와 안전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대비
이는 AI 규제와 안전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AI가 인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의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움직임을 경계해왔다. AP통신도 교황의 이번 발언이 AI 안전 우려를 일축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배치된다고 전했다.
교황은 AI 대응을 특정 국가나 기업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치 지도자와 AI 업계 관계자, 사회단체와 각종 협회가 함께 참여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변화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AI를 둘러싼 윤리적 통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지난 5월 서명한 회칙 '마그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에서는 AI가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무장해제(disarm)’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했다.
바티칸이 공개한 회칙에는 AI의 무장해제가 기술 자체를 거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정학적·상업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논리에서 AI를 떼어내고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교황은 AI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았다. 그는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권력이나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을 넘어 AI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려는 사람들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