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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피터팬 아버지' 전경철씨의 눈물겨운 자폐 아들 사랑
말기암 '피터팬 아버지' 전경철씨의 눈물겨운 자폐 아들 사랑
  • 정종석 기자
  • 승인 2026.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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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을 눈물에 빠트린 유퀴즈 방송...자식을 두고 떠나는 아버지의 편지, 우리들의 '피터팬 네버랜드'가 되어야
'피터팬 아빠'로 불리는 전 작가,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감사와 인사를 전하는 특별한 '생전 장례식' 개최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발행인] “세상 누구라도, 어디라도 제발 내 아들을 부탁합니다”

27년간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돌봐온 아버지의 절절하고 애끊는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들과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안녕, 피터팬'을 쓴 전경철(64) 작가의 삶이다. 그는 현재 간암 말기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전 작가는 지난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제 아들이 잘생기고 건장한 청년이지만, 의학계에서 진단한 정신 연령이 2.3세"라며 "지난 27년 생활은 두 살 신생아를 키우는 것과 같았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털어놨다.

아버지는 떠날 준비를 하고 아들은 아직 날지 못한다. 장애 아동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세상의 가장 깊은 사랑을 실천하는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의 현실을 매일 마주하는 장기 레이스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장애를 마주한 순간부터 평생에 걸쳐 복합적인 감정과 도전을 겪게 된다.

과거 IT 사업을 운영했던 그는 힘든 시기를 겪던 중 6대 장손인 아들을 얻으면서 사업이 잘 풀리기 시작했단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 작가는 "첫돌부터 보통의 아이들과 달랐다. 대화하지 않고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더라"며 "그때부터 여러 병원에 다니면서 1년간 검사받았고 결국 자폐 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연이 있지만, 눈을 떠보니 나홀로 아빠가 돼 있더라"며 "그때 아들의 나이 7살이었고, 제 나이가 마흔이었다"고 떠올렸다.

올해 3월, MBC 〈실화탐사대〉에 등장한 한 아버지의 절규

자폐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시기였던 만큼 직접 아들의 증상을 공부하며 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누가 (아들의 증상을) '피터팬 신드롬'이라고 표현하더라"며 "기분이 좋아져 오랜 세월 (동화 속) 피터팬, 피터팬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이후 자신의 저서 제목에도 담겼다.

유퀴즈 방송의 후반부, 27년 만에 아들과 함께 캠핑을 떠나 환하게 웃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지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아들 제원씨는 밤새 잠을 자지 않고 아버지만 계속 바라보았다. 헤어질 시간을 그 어린 마음에도 느껴졌던 걸까. 목이 꽉 메며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중증 자폐 장애를 가진 아들을 위해 오랜 시간 고군분투해온 ‘피터팬 아버지’ 전경철(왼쪽) 작가가 유재석 진행자와 만나 각자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사진=tvN 방송 캡처>

앞서 단 한 곳도 받아주지 않던 부자(父子)를 위해 MBC '실화탐사대'에서 긴급하게 방송을 내보냈다고 한다. 유퀴즈에 나온 내용으로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저는 죽어도 됩니다. 하지만 제 아들은 살아야 합니다.” 올해 3월, MBC 〈실화탐사대〉에 등장한 한 아버지의 절규가 대한민국을 울렸다. 기대여명 6개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64세의 아버지는 죽음을 준비해야 할 시간에 오히려 살기 위해 버티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홀로 키워온 스물일곱 살 중증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아들 때문이었다. 아들은 말로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한다. 사회성 발달 연령은 두 살 수준. 타인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고들 하는 ‘도전행동’도 있다. 죽어가는 아버지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이 살아갈 곳을 찾아 대한민국 곳곳을 헤맸다. 장애인 거주시설, 복지기관, 관련 단체…

벼랑 끝까지 내몰린 한 아버지의 절망이자 마지막 구조 요청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입소 불가입니다.” 인력이 모자라서, T/O가 차서, 자해나 타인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받을 수 없어서 등등의 이유를 대며 접수 자체를 거부하는 시설들이 대부분이었다.

수백 번의 문의와 거절 끝에 아버지는 절망적인 현실과 마주했다. 대한민국 1000여 개의 장애인 거주시설, 그 어디에도 자신의 아들을 받아줄 곳, 살려줄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는 잔인한 사실이었다.

MBC 〈실화탐사대〉 ‘안녕, 피터팬’ 편이 방송되자 시청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말 그대로 사력을 다해 아들의 미래를 찾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방송에서 말했다. “끝내 그 어디에도 맡아주는 곳이 없다면, 저는 아들을 데리고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이 안 된다면 정신병원에라도 넣어야 하는가.

전경철 작가(브런치필명 꼭두)가 집필한 '안녕, 피터팬' 책 표지.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러나 정신과 환자들을 결박하는 ‘구속복’을 입고 살아갈 피터팬의 모습을 차마 떠올릴 수 없는 아버지는 가슴을 치며 결국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자신이 데리고 가야만 하는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한다.

많은 시청자들이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의 외침은 협박도, 분노도 아니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한 아버지의 바닥을 친 절망이자 마지막 구조 요청이었다. 방송 이후 전국에서 응원이 이어졌다.

그가 죽음의 길동무로 삼은 ‘꼭두’라는 가상의 화자가 써내려가는 카카오 브런치 연재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쏟아졌고, 1900여 건, 총 금액 8000만원에 이르는 자발적 후원이 쇄도했다. 사람들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우리 사회 어딘가에, 죽어가는데 죽을 수조차 없는 부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피터팬재단 설립 추진과 '네버랜드' 첫 삽 뜨기 공식 선언

'피터팬 아빠'로 불리는 전 작가는 중증 자폐 아들을 둔 시한부 아버지로서, 지난 14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자신을 응원해 준 이들에게 감사와 인사를 전하는 특별한 '생전 장례식'을 개최했다.

그는 피터팬재단 설립 추진과 '네버랜드' 첫 삽 뜨기를 공식 선언했다. 책 인세와 후원금을 종잣돈 삼아 그는 사회복지법인 피터팬재단의 설립의 공식적인 시작을 선포했다. 부모가 떠난 뒤에도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가 존엄하게 살아가는 마을. 부모가 '편히' 눈 감아도 되는 마을. 그 마을이 바로 '네버랜드'다.

이 나라의 탈시설 자립 정책이 온전히 뿌리내리기 전까지, 매년 두 자릿수로 반복되는 부모-자녀 동반 비극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것이 그가 '더 살고 싶다는 욕심까지 품게 하는' 중요한 명분이다.

네버랜드는 동화에서 등장하는 영원히 아이로 살며 끝없는 모험과 상상을 이어가는 환상의 섬을 의미한다. 또 동화에서 등장하는 영원히 아이로 살 수 있는 환상의 섬을 가리킨다. 어른이 되지 않고 끝없는 모험과 상상을 이어가는 공간이다. 나아가 단순한 동화를 넘어 어른이 되어도 잃지 않는 동심을 상징한다. 

전경철 작가님께.

피터팬에게는 세상 누구보다 든든한 아버님이 계시고, 그 사랑과 믿음이야말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팬과 아버님께 따뜻한 봄날 같은 시간이 다시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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