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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첫 공모회사채 발행서 '찬밥' 대우...'중앙그룹 리스크'?
한양증권, 첫 공모회사채 발행서 '찬밥' 대우...'중앙그룹 리스크'?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6.09.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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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 잘 안하는 증권사 5사가 최근 한꺼번에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어떤 대접 받는지 금리나 수요예측 경쟁률로 확인받을수 있는 좋은 기회
-2년물 회사채서 특히 한양증권 발행금리가 다른 4사와 너무 격차 커 화제
-신용등급 상대적으로 낮고, 중소형사인 점, 당국의 유동성규제 강화 등 여러 요인
-결정적 이유는 중앙그룹 법정관리 리스크 때문인듯. 남은 부실채권 아직 590억 상당
▲한양증권 사옥
▲한양증권 사옥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증권사들은 다른 금융회사나 일반기업들에 비해 과거부터 회사채 발행시장에 잘 등장하지 않는 편이었다.

증권사 속성상 고위험투자 자산들이 많아 회사채 시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기 어려운데다 회사채보다 만기가 짧고 상대적으로 조달구조가 유연한 기업어음(CP)이나 단기사채, 그리고 대형 증권사의 경우 발행어음 같은 단기자금 융통수단들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지속된 증시 호황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이 역대급 호실적을 기록하며 유동성이 크게 풍부해진 점, 시장금리 상승추세에 따른 부담 등도 증권사들이 회사채 발행 시장을 더 기피하게 된 요인이었다.

그렇더라도 몇 개 증권사가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회사채 발행시장에 등장하면 그 증권사들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와 대우를 받는지를 뚜렷이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회사채 발행금리와 수요예측 경쟁률 등에는 그 증권사에 대한 시장평가가 압축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아주 보기 드문 이런 좋은 기회가 최근 있었다. 최근 5개 증권사가 며칠 간격을 두고 한꺼번에 회사채 발행 시장에 등장한것. 하나-대신-DB증권은 지난 10일을 납입 및 청약일로 동시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3개사 투자설명서가 10일 한꺼번에 공시됐다.

NH투자증권은 그 며칠 후인 지난 15일을 청약 및 납입일로, 14일 투자설명서를 공시했다. 한양증권은 21일을 청약 및 납입기일로, 지난 15일 금리 등 발행조건을 확정지었다. 납입 및 청약일 차이가 11일 정도가 있기는 하나 요즘 회사채시장에서 이들 5개사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양증권의 만기2년 회사채 발행조건 확정 공시
▲한양증권의 만기2년 회사채 발행조건 확정 공시

모두 무보증 공모 회사채이고, 신용평가등급은 NH투자증권이 AA+로 가장 높고, 하나증권(AA0), 대신증권(AA-), DB증권(A+), 한양증권(A0) 순으로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다. 금리 비교때 이런 요인을 감안하면 된다.

이번에 발행되는 이들 증권사 회사채를 만기별로 분류하면 만기 1년(500억원)과 1년3개월(600억원), 1년6개월물(200억원)은 한양증권만 발행했다. 한양증권이 수요예측을 통해 평가받은 발행금리는 1년물이 5.1%, 1년3개월물 5.2%, 1년6개월물 5.35%였다. 회사채는 만기가 짧을수록 발행금리가 낮아지는데, 단기물 치고는 상당히 높은 금리였다.

만기 2년 회사채는 5개사가 모두 발행한 유일한 만기대였다. 5개사 발행금리를 한꺼번에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었다.

NH투자증권은 700억원을 발행한 2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로 연 4.389%를 평가받았다. 1900억원을 발행한 하나증권은 4.404%, 1600억원을 발행한 대신증권은 4.453%, 900억원을 발행한 DB증권은 4.448%였다.

발행량이 많을수록 보통 금리는 높아진다. 여기에 신용평가등급 등을 감안하면 이들 4사의 2년물 금리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만기 2년물을 200억원 밖에 발행하지 않은 한양증권의 발행금리는 무려 5.65%였다.

NH증권과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3사는 자기자본기준 대형 증권사로 분류된다. 반면 DB와 한양증권은 중소형사로 분류된다. 여기에 신용평가등급이나 발행량 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한양증권과 나머지 4사와의 발행 금리차가 너무 크다. NH증권과의 금리차는 무려 1.261%포인트에 달한다.

만기 3년물은 NH증권(1900억원, 4.504%), 하나증권(3050억원, 4.526%), 대신증권(1400억원, 4.622%), DB증권(1100억원, 4.893%) 등 4사만 발행했다. NH증권과 DB증권의 금리차가 약간 난다고 할 수 있다. 5년물은 NH증권(400억원, 4.669%)만 발행했다.

5사 비교가 가능한 2년물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양증권의 발행금리가 다른 4사와 유독 격차가 컸다는 것으로 다시한번 정리할 수 있다. 한양증권은 이번이 첫 공모 회사채 발행 도전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어쩌다 첫 도전에서 이렇게 엄청나게 박한 시장의 '대접(?)'을 받았을까?

▲한양증권 CI
▲한양증권 CI

한양증권은 전통 분류 기준으로 ‘소형’ 증권사에 가깝지만 최근 적극적인 자본 확충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중형사’로 체급을 키워가는 단계에 있는 증권사다.

한양증권의 자기자본은 대주주 유상증자 등을 거치며 최근 7000억원대로 늘었다. 국내 60여개 증권사들 중 자기자본 기준 30위권 안팎에 현재 위치해 있다. 과거에는 채권과 부동산PF 위주의 전형적인 소형 강소 증권사였으나 최근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는 한양대 계열 증권사로 우량했으나 최대주주 한양학원이 과다한 부동산PF 부실에 엮이는 바람에 작년 6월 사모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에 인수됐다. 인수 후부터 ‘자기자본 1조 달성’과 ‘강한 중형 증권사’로의 도약을 청사진으로 내걸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소형사 수준의 한계를 벗어나기위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LP) 비즈니스 등 신규 플로우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중대형사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인데 첫 공모 회사채 도전에서 이토록 엄격한 시장의 평가를 받은 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 복합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올 상반기에 급증한 한양증권의 총위험액
▲올 상반기에 급증한 한양증권의 총위험액

우선 NH증권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은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우량채여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반면 한양증권의 신용등급은 A0로, 체급과 신용도면에서 대형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올 상반기 증시 활황의 수혜를 대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흡수한 반면 리테일(개인고객) 기반이 약한 중소형사들은 실적 격차가 벌어지며 신용프리미엄을 더 얹어주어야만 채권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는 구조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양증권의 경우 시장에 기존 발행이력(트랙 레코드)이 없다보니 가격기준을 잡기위해 금리를 넉넉하게 제안해야하는 사정도 있었다. 또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당국의 유동성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양증권은 기존의 짧은 단기사채(3개월물)나 CP(기업어음)를 금리가 비싸더라도 1~2년짜리 장기 회사채로 돌려야하는 사정도 있었다.

주관사를 끼지 않고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모집하는 직접공모 방식을 채택한 점도 완충 장치 없이 시장의 매서운 평가를 온전히 금리로 받아내게 된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한양증권과 다른 증권사들과의 금리 차이는 너무 크다는게 솔직한 지적이다. 이 때문에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리스크가 최대 결정적 요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JTBC 사옥
▲JTBC 사옥

한양증권이 과거 인수한 JTBC와 중앙일보 등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등을 말한다. 지난 6월 JTBC 등이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이 중 상당수가 부실성 채권으로 묶였다.

한양증권은 과거 대형 증권사들이 기피하는 고위험 딜에 공격적으로 참여를 잘 하는 증권사들 중 하나였다. 올 한 해 동안 중앙 계열사들의 채권 및 유동화증권 발행·인수 규모는 약 7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시장 매각(셀다운)을 계획했으나 이것이 실패하면서 장부상 부실채권 리스크로 고스란히 안게 되었다. 법정관리 신청 당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840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들 중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익스포저 중 JTBC 프로그램 공급계약 장래 매출채권, 중앙일보 계열사 광고료 및 예금반환채권 등에는 선순위 담보가 설정되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자금회수를 진행, 지난 8월 말 기준 익스포저 잔액은 약 59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한양증권은 자본 보강을 위해 최대주주인 KCGI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안산 사옥도 매각했다.

아무튼 금융감독원의 현장 검사 등이 이어지며 이 재무이슈가 거론되었고, 회사채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상쇄를 위해 더 높은 보상(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요인이 겹치며 다른 증권사들과의 발행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양증권은 당국의 유동성 규제를 맞추기위해 금리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자금 만기를 늘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있었는데다 여기에 중소형사 특유의 낮은 신용도와 특정 리스크 이슈까지 겹치며 첫 공모회사채 출격에서 아주 박한 금리 대우를 받게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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