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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 윤석금 회장의 708억원 계열사 '장기대여금 연장' 논란
웅진 윤석금 회장의 708억원 계열사 '장기대여금 연장' 논란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6.09.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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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한복판 도심형 테마파크 '웅진플레이도시'에 수십년째 개인자금 장기대여 중
-한때 일부 차입금은 금리 0 무이자로 빌려주기도
-윤 회장뿐 아니라 전계열사가 나서 이 회사 살리기에 올인
-과거 웅진 경영위기 진원지였던 극동건설이 남긴 후유증 중 하나
-누적결손에 완전 자본잠식상태이지만 도심 한복판 땅값 상승 보고 계속 끌고가는 듯
-차명지분, 명의대여 의혹과 그룹 경영난 지속...개인자금 출처 등은 의혹거리
-과다 차입에 의존하는 윤 회장 스타일도 여전... 지금도 과다채무로 아슬아슬하다는 평 많아
-웅진측 "상조 선수금, 관련 법령과 공정위 관리·감독 아래 보호되는 자금으로 임의 활용 못해"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정진교 기자] 웅진그룹 창업주인 윤석금 회장(80)이 경기도 부천에서 도심형 테마파크를 운영 중인 계열사 웅진플레이도시에 700억원이 넘는 개인자금을 저금리로 장기대여 중인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얼마 전까지는 이 가운데 일부 대여금 이자를 한푼도 안 받는 0금리로도 빌려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웅진플레이도시는 지난 1일자로 윤 회장으로부터 운영자금 용으로 1년 만기 단기차입금 707.52억원을 빌리면서 차입금리를 연4.6%로 적용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윤 회장으로부터 빌리던 여러 건의 차입거래를 합쳐 일괄 만기연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지난 7월2일에는 윤 회장으로 빌린 차입금 123.7억원의 만기를 1년 더 연장하면서 적용금리를 0%로 적용한다고도 공시한 바 있다. 만기가 돌아온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이자를 한푼도 안 낸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 차입금도 이번에 일괄 만기연장하는 708억원에 포함시키면서 일괄적으로 금리를 4.6%로 새로 매긴 것으로 보인다.

▲도심테마파크 웅진플레이도시의 대규모 골프연습장
▲도심테마파크 웅진플레이도시의 대규모 골프연습장

윤 회장의 0금리 계열사 대여는 웅진플레이도시에만 있는게 아니다. 지난 6월29일에는 다른 웅진 계열사인 웅진헬스원에도 만기 1년 단기대여금 10억원을 역시 무이자로 빌려준다고 공시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현재 윤 회장이 0.21%, 차남인 윤새봄 부회장이 17.58%, 지주사 웅진이 80.26%의 지분을 각각 갖고있는 회사다. 웅진헬스원은 웅진생활건강이 지분 100%를 소유 중인데, 웅진생활건강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55.41%)이다. 두 회사 모두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특수 계열사라 볼 수 있다. 양 사 모두 현재 경영상태가 몹시 좋지 않은 공통점도 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과거 웅진그룹을 자금 위기로 내몰리게 했던 옛 계열 건설사 극동건설이 시공을 맡았다가 공사대금을 제대로 못받아 어쩔수 없이 인수했던 회사다. 무리하게 인수는 마무리지었으나 이 과정에서 심각한 각종 잡음들이 발생했고, 인수 이후 지속적인 적자 누적과 자본잠식 등이 겹치며 웅진그룹의 재무구조까지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되었다.

결국 2012년 극동건설과 지주사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그룹이 해체 위기에 직면하는 결정적 도화선 중 하나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넣은 윤 회장 개인자금이 지금까지 계속 만기연장하며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룹 완전 해체는 알짜 계열사 코웨이 매각 등으로 어느 정도 방어했으나 웅진플레이도시 건은 아직까지도 윤 회장과 웅진그룹의 족쇄가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웅진플레이도시의 야외 워터파크존(홈페이지)
▲웅진플레이도시의 야외 워터파크존(홈페이지)

도심 워터파크와 스키장, 골프연습장 등을 운영 중인 웅진플레이도시의 작년 매출은 252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었다. 장사는 그런대로 되고 있다. 하지만 작년 당기손익은 63억원 적자였다. 계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다보니 작년 말 누적결손이 1712억원에 이르고, 작년 말 자본총계도 –82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1620억원이나 더 많아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스스로 감사보고서에서 밝힐 정도다.

이렇게 재무상태가 엉망인 이유는 과다한 채무 때문이다. 작년 말 단기차입금이 979억원, 장기차입금 잔액이 1493억원에 각각 달한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60억원인데 연간 이자비용만 126억원에 달했다. 인수 당시와 그 이후 시설 운영 등을 위해 계속 투자하면서 차입금과 채무가 이렇게 급증했다.

작년 말 이 회사의 채무는 윤 회장 886억원, 웅진 100억원,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 544억원, 웅진씽크빅 27억원, 작년에 새 계열사로 인수한 웅진프리드라이프 10억원, 웅진이 주도한 투자조합 엠더블유제일차 1495억원 등이다. 오랜 누적결손으로 금융기관 등에서 차입이 어려워지자 채무 거의 전액을 계열사나 총수 일가로부터 빌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비용 뿐 아니라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거듭된 손상차손도 적자 지속과 누적결손의 한 원인이다. 작년에만 유형자산손상차손 277억원, 투자부동산손상차손 346억원의 기타비용을 각각 인식했다.

▲웅진플레이도시의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 일부
▲웅진플레이도시의 재무상태표 및 손익계산서 일부

보통 이 정도 심각한 계열사가 있다면 법정관리로 보내거나 최악의 경우 파산시키면 간단하다. 하지만 총수와 지주사 등이 계속 대여금 만기연장을 해주면서 버티고 있는 것은 부천 시내 한가운데 위치한 테마파크 부지 땅값 때문이 아니겠냐고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공시지가만 1294억원인 이 도심 부지는 향후 다른 용도로 개발할 경우 큰 자산가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회사를 파산하지 않게 지속적으로 관리하다가 적절한 원매자가 나오면 매각해 웅진그룹 전반의 차입부담을 해소하고 오너일가 대여금도 단번에 회수하려는 장기적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회사의 지분은 윤 회장이 1%인 반면 ‘김인복’이란 인물이 99%를 갖고 있었다. 그러다 올들어 김인복씨는 사라지고 지분 구조가 윤 회장, 장남, 웅진 등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김씨는 윤 회장의 중학교 동창으로 과거 서울 YMCA이사장을 지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씨는 웅진플레이도시가 감사보고서를 처음 제출한 2010년부터 주주명부에 99% 지분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웅진그룹 전 임원 등의 증언에 따르면 과거 웅진그룹 법정관리 과정에서 윤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기 어려워 동창 명의를 빌린 것으로 알려진다. 차명지분이나 명의대여 의혹인 셈이다. 법적, 세무적으로 이 명의대여 문제가 어떻게 해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올들어 전면 실명화한 것은 경영 정상화 및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업계는 보고 있다. 차명지분과 명의대여 의혹에 대해선 관계당국의 규명과 처벌 등이 필요해 보인다.

과거 여러 차례 경영난을 겪으며 총수 사재출연 등도 채권단으로부터 많이 강요당했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총수 개인자금이 많이 남아 계열사에 거액을 장기간 대여해줄 여유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웅진그룹 지주사 웅진의 올 상반기 연결 재무상태표및 손익계산서 일부
▲웅진그룹 지주사 웅진의 올 상반기 연결 재무상태표및 손익계산서 일부

한편 윤석금 회장은 재계에서 ‘승부사’ 혹은 ‘풍운아’로 불리는 인물이다. 어느 정도 성공했으면 그만 안주해도 될텐데 거기에 만족 못하고 무모한 ‘풀 베팅’을 거듭하다 망할 뻔하고 일어서기를 반복해온 경영자라서 그렇다.

책 잘 파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시작, 학습지와 정수기, ‘방문 판매’가 계속 히트를 치면서 한때 재계 30대그룹 반열에까지 올랐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무리한 차입으로 그룹을 계속 확대하다 2012년 법정관리까지 갔다. 알짜 계열사 코웨이 등을 팔아 겨우 명맥만 살아 남았다. 6년이 지난 2019년 다시 거의 전액 차입금으로 코웨이를 재인수, 재기에 나섰다가 몇 달만에 코웨이를 되팔기도 했다.

‘웅진도, 윤석금도 이제는 끝나나’ 했으나 작년 그는 세번째 ‘풀 베팅’에 다시 나섰다. 작년 5월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를 자기자금 거의 없이 무려 8830억원에 인수했다. 그 덕에 웅진그룹은 올해 공정위가 지정하는 자산기준 재계 78위 그룹으로 다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문제는 또 인수자금이었다. 인수자금 8830억원의 68%에 해당하는 6320억원은 프리드라이프 자산을 담보로 은행 등에서 빌린, 이른바 ‘인수금융’을 통해 마련했다. 나머지 2000억원은 지주사 웅진이 발행한 영구채 1000억원과 담보대출 1000억원으로 각각 조달했다. 대부분 빌린 돈이고, 자기자금은 거의 없었다.

이런 차입 부담은 지주사인 웅진의 회계장부에 대부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작년 말 웅진의 연결기준 차입금 잔액은 모두 1조2467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이 금액은 3819억원에 불과했다. 정확한 이자를 계산하기가 어렵지만 인수자금 이자부담만 연간 최소 55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자만 매년 낸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5년 후에는 원금을 모두 갚든지, 아니면 다른 돈을 빌려 대신 갚고 만기를 다시 연장(리파이낸싱) 해야 한다. 일부 보도에는 인수금융 중 4900억원은 5년 동안 5회로 나누어 원금을 갚아야하는 조건인 것으로 나온다. 맞다면 올해부터 인수자금 원리금 상환에만 매년 15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작년 인수 당시부터 ‘제2의 코웨이 사태가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2019년 자기자금 불과 1000억원으로 약 2조원의 코웨이를 되샀다가 3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내놓은 사건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작년 웅진 측은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절대 무리한 인수가 아니다”라며 “프리드라이프가 워낙 좋은 회사여서 10년만 운영하면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쉴락원 장례식장(홈페이지)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쉴락원 장례식장(홈페이지)

다행히 웅진 측 장담대로 인수 1년이 지난 현재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상조업계 최초로 누적 부금선수금 3조원 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순항 중이다. 2, 3위 업체들에 비해 경영 내용도 양호한 압도적 1위다.

중간 및 연차배당으로 2024년 1100억원, 작년 738억원을 실시하고도 작년 말 쌓여있는 사내유보금인 이익잉여금(연결)이 2016억원에 이른다. 작년 연결 매출 3124억원에 1082억원의 영업이익과 782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다른 많은 경쟁업체들과 확연히 다른 양호한 영업실적이다.

프리드라이프 한 회사가 번 돈 만으로도 올해부터 갚아야하는 인수자금 원리금 1500억원 이상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웅진의 연결실적도 반기순익은 이자비용 등 때문에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웅진이나 윤석금 회장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다. 우선 프리드라이프 계열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의 계열사들은 작년에 대부분 고전했다. 지주사 웅진의 연결 부채비율이 너무 급등한 것도 문제다. 2024년 말 414%이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1491%로 크게 치솟았다. 지난 6월 말에는 1504%로 더 높아졌다. 프리드라이프 인수자금 부채에다 상조업체 상조부금 선수금 부채도 이렇게 부채비율을 크게 높인 원인이 되었다.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을 계속 방치하면 재무비율 악화로 시장 내 신용도 하락, 조달비용 증가 등의 악순환에 들어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재무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

상조업계에 각종 변수가 너무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막대한 고객 상조부금 운용의 투명성이라는 핵심 리스크가 있다. 

웅진그룹은 프리드라이프 인수 직후 작년에 첫 중간배당 237억원을 받은데 이어 작년 연말결산배당으로 765억원을 최근 또 수령했다. 작년에 프리드라이프는 모두 1002억원의 주주배당을 한 셈이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일 때보다 비슷하거나 많은 배당액수다. 공교롭게도 올해부터 시작될 인수금융 첫 원금 분할상환액 정도의 배당액수이기도 하다.

인수자금용 차입금 이자는 다른 계열사들이 알아서 부담할 수도 있지만 부담하기가 어려울 때 프리드라이프가 배당액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이럴 때 고객이나 여론의 비판이 또 쏟아질 수 있다. 애초부터 무리하게 과다했던 인수금융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상조 부금 등을 어슬프게 끌어 썼다가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웅진 측은 "상조 선수금은 관련 법령과 공정위 관리·감독 아래 보호되는 자금으로 임의 활용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웅진프리드라이프가 그나마 안정성장 중이어서 다행이지만 윤 회장과 웅진의 무모하고도 지나친 인수금융 의존방식은 볼 때마다 아슬아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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