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금융권의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의무 고용률을 밑돌면서 최근 3년간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이 94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반에서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기준을 밑도는 가운데 직접 고용을 확대하기보다 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대신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조사 대상 9개 은행과 8개 증권사, 12개 보험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각각 1.66%, 2.85%, 2.26%로 집계됐다. 세 업권 모두 의무고용률인 3.10%를 밑돌았다.
최근 3년 평균과 비교하면 은행은 0.24%포인트(p), 증권사는 0.61%p, 보험사는 0.31%p 높아졌지만 법정 기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들 금융사가 2023∼2025년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총 946억원이었다. 은행이 6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보험사 219억원, 증권사 86억원 순이었다.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의 장애인 고용률은 3.16%로 의무 고용률을 웃돌았지만, 나머지 8개 은행은 기준에 미달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용률은 1.34∼1.76% 수준이었다.
증권사에서는 삼성증권(2.16%), 미래에셋증권(2.43%), 신한투자증권(1.61%) 등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보험업권에서도 신한라이프생명과 한화생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가 법정 기준을 밑돌았다.
금융 공공기관에서도 장애인 의무 고용률 미달 사례가 나타났다. 산업은행의 올해 7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2.43%로 의무 고용률 3.80%보다 1.37%p 낮았다. 서민금융진흥원(3.12%)과 IBK기업은행(3.65%)도 기준에 미달했다.
금감원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은 3.10%다. 금감원은 연말 기준 직원 수를 일괄 집계해 정확한 고용률을 산정하지만, 올해 7월 장애인 고용 인원은 45명으로 지난해보다 1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 3년 평균 고용률은 1.70%였다.
금융 공공기관과 금감원이 2023∼2025년 납부한 장애인 고용 부담금은 약 5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일부 금융 공공기관은 법정 의무 고용률을 웃돌았다. 7월 기준 금융위의 장애인 고용률은 4.25%였으며, 예금보험공사 4.58%, 신용보증기금 4.65%, 한국주택금융공사 5.11%, 한국자산관리공사 4.76% 등도 이를 충족했다.
금융권이 포용금융을 주요 경영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에서는 업권 전반의 개선이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만큼, 금융사들이 직접 고용을 확대할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을 단순한 비용 부담이 아닌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과 포용금융 실천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일준 의원은 "장애인 고용 촉진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대부분 금융사가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일종의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은 문제"라며 "장애인 의무 고용 체계를 개선하고 부담금을 소비자에게 환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