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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18일 발표 불발…정부, 미국과 막판 협상 진통
대미투자 18일 발표 불발…정부, 미국과 막판 협상 진통
  • 백종국 기자
  • 승인 2026.09.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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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17일 국회 보고 일정 연기 요청...대미 투자 프로젝트 겹겹 암초
웨스팅하우스와 건설하는 원전 모델 이견...지분·의결권 문제도 있어

[금융소비자뉴스 백종국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지난해 7월 회의 모습.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회의 모습. 산업통상부 제공. 

정부가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당초 18일 예정됐던 투자 관련 발표가 미뤄졌다.

17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보고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보고가 미뤄지면서 이르면 18일로 예상됐던 2000억달러(약 272조원) 규모 대미 투자 1호 사업 양해각서(MOU) 서명과 프로젝트 발표도 사실상 연기됐다.

배경으로는 원전 분야의 건설할 원전 모델과 지분·의결권 문제에서의 한미 간 이견이 핵심으로 꼽힌다. 

한미는 미국에 건설할 대형 원전 8기 중 6기는 웨스팅하우스 모델인 AP1000, 2기는 한국이 개발한 APR1400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조율해왔으나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APR1400의 자국 내 건설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통과해 기술적 걸림돌은 없지만 미국으로선 안방에서 주력 모델인 AP1000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PR1400이 건설되면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원전업체 수주 기회가 줄어들고, 게다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한국형 모델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측으로서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을 선택할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을 채택할지에 따라 국내 원전기업의 설계·기자재·시공 참여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아울러 한국은 체코 원전 수주 당시 맺은 불리한 계약 조건을 개선하고 향후 해외 원전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 20% 안팎과 이사회 참여 등 실질적 의결권을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의결권 없는 5∼10% 수준의 소수 지분 참여만 허용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의미 있는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이사 지명권을 얻지 못하면 미국 내 원전 건설과 제3국 수출 등 주요 사업에 한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측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사업 투자 제안"...정부 고심 깊어져

여기에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투자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여권 관계자는 "미국 쪽이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투자를 우리 측에 제안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미국에 지난해 기준 9만5000t 넘는 사용후핵연료가 쌓여 있는 가운데 사용후핵연료를 섭씨 500∼650도의 녹인 소금(용융염)에서 전기화학 반응으로 처리해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를 회수하는 건식 재처리를 제안한 것이다.

이 사업에 자금이 추가 투입될 경우 전체 대미 투자 규모가 지난해 관세 협상에 합의한 2000억달러 투자 한도를 넘어설 수 있지만 미국이 이 사업을 핵농축 문제와 연계하고 있어 소형모듈원전(SMR) 상업화를 위해 핵농축 기술 확보가 필요한 한국으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 밖에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유력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전력 수요처 보증 문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편입 여부, 사업별 수익·손실 배분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서 여전히 남은 쟁점이다.

당초 한미 간에는 전체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를 여러 사업에 나눠 집행하면서 사업별 손익을 통합 관리하는 안전장치로 상위 '투자 특수목적법인(SPV)'을 두는 구조가 제시됐다. 1호·2호·3호 등 개별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상위 SPV에서 통합 관리해 특정 사업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사업의 수익으로 한국 측이 투자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구조지만 최근 미국 측이 이 같은 구조를 사실상 수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접점 모색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국익 관점에서 협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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