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정비성 고려해 새끼손가락 제외…2028년 제조현장 투입 추진
[금융소비자뉴스 송인석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단순히 물건을 집어 나르는 단계를 넘어 드릴과 용접 토치 등 사람이 쓰는 공구를 직접 다루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손의 진화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상용화 계획과 맞물려 있다. 앞으로 산업현장 투입을 앞두고 손의 정교한 조작 능력과 양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일(현지시간) 아틀라스에 적용할 차세대 로봇 손 ‘GR3’를 공개했다. 새 손은 4개의 손가락과 13개의 자유도(DOF)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부품 시퀀싱 작업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성능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2030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올해 1월 CES 2026에서 공개된 양산형 아틀라스의 3개 손가락 그리퍼가 물체를 안정적으로 잡아 옮기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GR3는 손안에서 물체의 위치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도록 조작 능력을 강화했다.
이전 GR2의 자유도는 7개였지만 GR3에서는 13개로 늘었다. 엄지는 다른 손가락과 마주 보며 물체를 집을 수 있고 나머지 손가락도 각각 굽히거나 좌우로 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실제 작업으로 이어졌다. 아틀라스는 작은 드릴 비트를 집어 전동드릴에 끼운 뒤 손잡이를 잡고 트리거를 눌렀다. 작은 너트를 돌려 체결하거나 손가락 사이에서 드럼스틱을 회전시키고, 골프공 두 개를 손안에서 움직이는 동작도 선보였다.
산업용 공구 사용도 주요 개발 목표다. GR3는 드릴을 비롯해 전동 토크 드라이버, 그라인더, 네일건, 용접 토치 등을 잡은 상태에서 트리거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람과 달리 손가락을 4개만 적용한 것은 양산성을 고려한 선택이다. 개발 과정에서는 5개 손가락이나 두 개의 엄지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새끼손가락을 추가할 경우 자유도 3개와 이를 움직이는 액추에이터가 추가로 필요했다. 이에 따른 크기와 전력 소비, 비용, 고장 가능성 증가 등을 감안해 4개 구조를 택했다.
정비 편의성도 설계 단계부터 반영됐다. 관절을 구동하는 액추에이터를 모듈화하고 여러 관절을 연결하는 복잡한 케이블이나 힘줄 형태의 구조를 줄였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구동장치 단위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해 대량 생산과 유지보수에 유리하도록 한 것이다.
손끝과 손바닥에는 압력 센서를 탑재해 물체가 미끄러지는 미세한 변화도 감지하도록 했다. 외부에서 강한 힘이 가해질 경우 관절이 충격을 그대로 견디기보다 움직이며 힘을 흘려보낼 수 있는 직접 구동 방식도 적용했다.

